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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채용 한파 직격탄 맞은 취준생 4인의 이야기
#온가족이 실직 상태…“재난지원금 한 번 더 주면 안 돼요?”
김형준씨(가명·27)네 가족은 3명이 모두 실업자다. 급식 납품 업체에서 근로하던 어머니는 개학이 연기된 이후 곧바로 실직했다. 공장 품질 관리자였던 아버지는 무급 휴직됐다. 김씨 본인은 대학교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이며,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김씨네 가족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실업급여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 김씨네 가족은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됐다. 다행히 김씨가 희망하는 금융권의 경우 지난달부터 기업은행이나 NH증권 등에서 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김씨는 이 같은 공고에 모두 지원했지만, 합격 소식은 아직이다. 문제는 부모님이다. 50대의 중년이 지원할 수 있는 공고는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였다. 김씨는 “이제 부모님한테 용돈 받기도 죄송해졌다”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이 절실하다. 제발 한 번만 더 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15년 동안 꾼 꿈, 코로나가 앗아가
유승모씨(가명·27)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15년 동안 꿈꿨던 진로를 접었다. 그의 꿈은 국적항공사 스튜어드였다. 지난해 군대를 제대한 이후 본격적으로 항공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서류에서 낙방했다는 유씨. 다시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지난 1년간 공인영어성적 만들기에 매진해 점수를 200점 넘게 올렸다. 그러나 공고는 ‘0개’. 유씨의 멘토였던 선배 스튜어디스들은 무급휴직을 통보받고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그들은 유씨에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진로를 돌리라”고 조언했다. 유씨는 “스튜어드가 아닌 자신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 같은 사태가 또 터지지 말란 법이 없지 않느냐”며 “이렇게 취약한 직종인 줄 몰랐다. 다신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씨는 현재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선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주5일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근무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명이 함께 홀을 관리했지만 3월부터는 혼자 일하고 있다. 그마저도 유씨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분’이라고 표현했다.#퇴사 후 인생2막 꿈꿨는데…“섣부른 결정 땅을 치고 후회해”
채용 한파는 퇴직 후 ‘돌아 온 취준생’에게도 가혹했다. 올해 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취준생 신분으로 돌아간 박다미씨(가명·24)는 “왜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했는지 후회된다”고 말했다. 일상에 전환을 주기 위해 장기 해외여행을 준비했다는 박씨. 퇴사까지 하고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박씨는 “이 자리도 간신히 얻었다”고 말했다. 해당 카페 점장과 아는 사이여서 추천을 받아 들어갔다는 것. 그는 “요즘 알바 자리도 부족하다 보니 경쟁률이 치열하다더라”고 전한 뒤 “매일 같이 살얼음판 걷는 기분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입에 경력 요구하는 사회…“지긋지긋해”
“죽지 못해 살아요.” 대학교를 휴학하고 취업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홍서희씨(가명·25)가 운을 뗐다. 당초 올해 8월 졸업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학기가 전면 온라인 강의로 이뤄진다는 소식에 휴학을 신청했다. 등록금 내기 아깝다는 이유에서다. 언론인을 꿈꾸는 그는 2년째 교내 고시반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인턴 공고마저 번번이 떨어졌다. 그는 “경력 쌓으려고 인턴 한다는 건데, 인턴한테 경력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까지만 (언론사에) 지원해보고 안 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라면서 “먹고 살기 참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