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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사칭 당시 ‘KBS-성남시 교감’ 말해주면 좋다”
이재명 측 “부분 발췌 녹취” 주장...10월 1심 선고 전망

지난 9월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시사저널 박정훈
지난 9월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시사저널 박정훈

“(검사 사칭을) ‘이재명이 사주해 하라고 해서 했다.’ 모두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도움이 되는 그런 이야기들을 기억을 되살려서 해주면.” “당시 KBS와 성남시가 그런 식의 협의나 논의가 많았다 정도로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지난 9월9일 법정에서 공개된 녹음 파일의 내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8년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인 김진성씨에게 한 이야기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부분 발췌된 녹취록”이라고 맞선 가운데, 재판부는 추석 연휴 이후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 이재명-김진성 녹음 파일 재생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9월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한 재판에서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를 제시했다. 이 대표가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교사한 정황이 담긴 다수의 녹음 파일이 대표적이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지난 2019년 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재판에서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요청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검사 사칭 사건(2002년)’으로 선고받은 벌금형과 관련해 “누명을 썼다”고 말한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됐었다.

검찰 측은 이 대표가 검사 사칭과 관련해 성남시와 KBS 간 야합이 없었는데도 위증을 교사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김씨에게 ‘KBS PD와 김 전 시장 간에 이 대표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고 가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02년 KBS PD와 함께 검사를 사칭해 ‘분당 백궁 파크뷰 의혹’을 취재했다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 받았다.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측은 녹음 파일 4건 등의 증거를 제시했다. 핵심은 2002년 실제로 KBS와 성남시가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로 한 시도가 있었느냐다. 이 대표가 “KBS와 성남시의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요청했다는 것이 검찰 측 증거에 담긴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2월 이 대표와 김씨와의 대화가 법정에서 재생됐다. “(이 대표가) 김 전 시장은 선거에서 이겨야 하고. KBS 측은 책임을 줄여야 하니 나에게 덮어씌어라라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다. 공개된 녹음 파일 속 이 대표의 발언이다.

“정치적으론 나를 처벌해야죠. 처벌해야 좀 곤경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고. KBS는 자기들 책임을 좀 줄여야 하고. ‘이재명이 사주해서 하라고 해서 했다.’ 모두가 이해관계가 있던 겁니다.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도움이 되는 그런 이야기들을 기억을 되살려서. 어쨌든 시장님 모시고 전체적으로 한번 이야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KBS-성남시의 ‘이재명 주범 몰기’ 있었나

이 대표는 “(검사 사칭 사건 속) PD를 잡는 건 사실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KBS 측하고 (성남)시, 그때 당시의 시. KBS 측하고 이야기를 하고 PD 측하고도 이야기를 하고 해서 내가 시킨 것으로”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KBS와 성남시가 그런 식의 협의나 논의가 많았다 정도로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나 “가능하면 (KBS 측과 성남시가) 교감이 있었다고 말해주면 제일 좋다. 실제 비서였으니 알 수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는 이 대표의 말에 “그땐 제가 (선거 준비를 위해 성남시) 밖에 먼저 나와서 애매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증언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이런 대화 과정에서 “어떤 취지로 (증언을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고, 이 대표는 “변론요지서를 보내주겠다. 기억을 되살려보라”고 답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 등을 바탕으로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2018년 12월 작성한 진술서를 이 대표의 비서실장에게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실제로 이런 취지의 증인신문도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지난 2019년 2월 증인신문 이후 김씨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경기도 정책보좌관)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면서다. 정 전 실장은 김씨에게 “너무 수고하셨다. 고맙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힘냅시다.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면 잘 말씀드리고, 변호사하고 상의한 내용대로 답변 잘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 측은 그러나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검사가 서증조사에서 한 말이 (녹취록에서) 부분 발췌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도 굉장히 문제가 많다. 과연 이렇게까지 검사가 짜깁기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씨의 증언이) 판결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당시 판결문에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다”고도 했다.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오는 10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가 오는 9월30일 결심공판 진행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결심공판 이후 약 한 달 뒤쯤 선고가 이뤄진다.

결심공판에선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최후 진술, 검찰의 구형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가운데 첫 재판부 판단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공직선거법,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등의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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