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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보 겨누는 ‘진보 논객’ 진중권 前 동양대 교수
"내가 민주당을 공격하는 이유는…"
"정의당에 대한 애정 남아있지 않아"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동지'에서 '적'이 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진보는 당혹해 한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그의 입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파시즘’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는 말이 나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진 전 교수의 총구는 본격적으로 진보 진영을 향하게 됐지만, 이후 그의 공격 범위는 더 넓어지고 수위는 날로 강해지는 모양새다. 그가 이토록 정부·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 전 교수는 6월1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기저엔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비판 수위를 봐선 선뜻 납득하기 힘든 말이지만 그는 단호했다. “나는 코로나 사태가 막 왔을 때 정부의 대응이 옳았다고 옹호했고, 우리나라의 방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독일 기사를 제일 먼저 찾아서 번역해 올렸다. 무조건 심판하려는 것보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실과 원칙을 지키며 비판하는 게 신념이다. 물론 통합당에도 마찬가지 마음이다.”
JTBC가 마련한 신년 특집 대토론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 JTBC 캡쳐
JTBC가 마련한 신년 특집 대토론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 JTBC 캡쳐
진 전 교수의 비판이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다 보니, 총선 전후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그의 영입설이 활발히 돌기도 했다. 이에 그는 거듭 손사래를 친다. 그는 “내가 뭘 얘기만 하면 ‘국회의원 되셔야 되는데’ 당연하게 얘기를 하는데 내가 왜 국회의원 나부랭이를 해야 하나. 비록 돈은 덜 벌지만, 내 정직한 노동으로 산 17평 빌라가 그들이 투기해 번 것보다 훨씬 더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고 말한다. 마냥 차가워만 보이는 진 전 교수지만, 한때 가까웠던 동지들의 대척점에서 비판을 쏟아내기란 쉽지만은 않았을 터. 당장 진보진영에선 변한 그를 향해 ‘열등감이다’ ‘이해할 수 없는 태세전환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진 전 교수는 이러한 평가에 절대 상처받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들이 왜 하나뿐인 인생을 그렇게 스스로 배려하지 않고 사는지 불쌍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조국 사태에서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 다른 곳을 보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고선 ‘나만 피터팬이었구나’ 생각했다. 옛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다들 조국을 옹호하기에 왜 옹호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아이 학교 보낼 때 스펙을 조작했다고 했다. 사실 그들은 조국 개인을 옹호한 게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옹호한 거였다. 나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이 세대를 ‘실패’로 규정하며 퇴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과 교류 없다"

한편 6년여 간 몸 담았던 정의당과, 그 곳에서 함께 활동했던 유시민 이사장 등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정의당이 조국 전 장관 임명에 찬성 의견을 낸 직후 진 전 교수는 당에 탈당계를 내고 나왔다. “내 개인적 활동으로 인해 당에 피해가 가는 걸 원하지 않아 당적을 정리해 달라 했더니, 심상정 대표가 전화해서 ‘그 정도 비판은 상관없다’며 만류하더라. 그래서 ‘대표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전화를 안 받았다. 이후 당적이 정리됐는데 마지막에 윤소하 의원이 한마디(진 전 교수를 향해 ‘그동안 고마웠다. 요즘 좌충우돌한 모습은 빼고’라고 SNS에 적었다)하는데 화가 확 나더라. 그때 당으로부터 받았던 공로패를 버렸다. 끝까지 당을 생각한 건데, 그렇게 보내나 싶었다.” 당에 대한 애정이 남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이젠 많이 없다”며 “지금 윤미향 관련 입장도 당 차원에서 제대로 못 내고 있는 걸 보면, 내가 지지하던 정당이 맞나 싶다”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교수의 정치적 결별 과정은 진보층 분화의 상징으로 꼽힐 만큼 거칠고도 극적이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선을 넘나드는 설전을 벌이던 둘은 올해 초 ‘존중하며 작별하겠다’ ‘자주 보자’며 서로를 향한 날을 한 차례 접기도 했다. 이로써 정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두터운 지지를 받은 ‘노유진(노회찬·유시민·진중권)’은 노회찬 전 의원의 서거와 남은 둘의 결별로 완전히 역사가 돼 버렸다. ‘자주 보자’며 작별했지만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과의 교류 여부에 대해 묻자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예전에도 그분에게 ‘내가 심상정하고 노회찬은 100% 믿지만, 당신은 50%밖에 안 믿는다’고 자주 얘기했다. 그런데 지금 그 50%도 못 믿게 된 거다”며 “그분이 왜 그렇게 됐는지 아직 이해가 안 된다. 자기를 망가트리면서까지 조국을 옹호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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