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보 겨누는 ‘진보 논객’ 진중권 前 동양대 교수
"여권, 옛날 국가보안법처럼 이제 '민족보안법' 만들려 해"
“지금 남북 상황, 문 대통령 탓하고 싶지 않아”
현재 북한이 다시 남북 간 긴장관계를 조성하고 있다. 불과 2년여 전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는 아주 다른데 어떻게 보나.
“지금 저들이 원하는 건, 북·미 관계도 막혀버렸고 남한을 통해서 뭔가를 좀 해 보려 하는데 우리 정부도 그 정도 외교적 역량은 갖고 있지 못한 처지이니 삐친 거다. ‘우리가 쿨하게 평양에서 연설까지 시켜줬는데, 대통령이면서 그 삐라 하나도 못 막아주는 거야?’하며 확 돌아버린 거다. 우리보고 좀 더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이지, 판 자체를 뒤엎을 것 같진 않다. 아무튼 현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을 탓하고 싶진 않다. 한국이 원래 그런 조건에 있는 거다. 보수세력도 자기들도 정권 잡으면 똑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지금은 대통령에게 생각의 폭을 줘야 하고, 정부도 북한에 ‘너희가 많이 힘들구나. 그런데 우리도 움직이기가 힘들다. 이해해 달라’는 성숙한 대응을 했으면 한다.”
어쨌든 보수 야권에서는 평화 모드 유지의 결과가 이렇기 때문에 강경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는데.
“강경 모드로 흘러가는 게 우리 안보에 유리한가. 오히려 안보를 위협하는 거다. 내가 보수세력이라면 삐라를 날리는 사람들을 나서서 말렸을 것 같다. 그거 다 소용없다고. 이런 목소리는 보수가 좀 내줘야 한다. 어쨌든 이런 외교나 안보, 코로나 방역 등에 대해선 정쟁을 떠나 같이 좀 대응했으면 좋겠다.”
여권에선 대북전단금지법도 입법 추진 중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나.
“이런 발상을 굉장히 위험하게 보고 있다. 나도 대북 전단 뿌리는 거 반대하는데,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별수 없는 문제다. 대한민국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극좌에 통합진보당 이석기부터 극우에 낙성대연구소 이우연 교수까지. 헌법이 보장하는 이들의 의견 표현을 맘대로 제압하겠다는 생각은 아무리 대의가 있더라도 옳지 못하다. 숭고한 사명을 위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해도 된다는 발상은 위험한 징조다. 이번만이 아니라 요즘 들어 5·18이나 위안부 망언하는 사람들이 싫다고 전부 법으로 금지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옛날 국가보안법이 있었다면 이제는 ‘민족보안법’을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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