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최고위원 징계 문제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9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승민 의원이 전날 자신을 향해 '추한 정치'를 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 반발했다.
손 대표는 유 의원을 겨냥해 "정치인의 발언에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최소한의 존중을 갖고 이야기를 해야지 지도자의 말은 적을 상대로 해서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유 의원은 하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당직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 "손 대표께서 정치를 이렇게 추하게 할지 몰랐다"고 정면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9월18일 오후 7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3시간 여에 걸친 격론 끝에 하 최고위원에 대한 당직 직무 정지 6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한 뒤 윤리위에 제소됐다. 하 최고위원의 당시 발언이 '노인 폄하'로 비쳐 당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 최고위원은 즉각 "손 대표의 정치공작"이라며 끝까지 손 대표를 위시한 당권파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비당권파 의원들은 비당권파 최고위원인 하 의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화하자 9월1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 '부당한 징계인 만큼 철회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는 하 의원 징계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비상대책위를 포함한 별도의 지도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분당 사태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