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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돌아보고 고칠 점 찾아야 의미 있어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으면 자신이 검사받은 항목에 대한 자세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정상치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대개는 나쁜 항목만 훑어보는 정도에 그친다. 그렇다면 건강검진을 받을 이유가 없다. 건강검진을 받아 이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고 정상이라도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개선할 점을 찾아야 그 의미가 있다. 사실 결과지의 문구는 참 기계적이다. 그래서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이상 소견이 나오기도 한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이상 소견일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게 정답

그렇다고 모든 결과를 대충 넘길 일은 아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의사와 상담을 요한다’거나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문구다. 한 직장인의 건강검진 결과지를 살펴보자. 간 기능 검사 결과에 ‘S-GOT와 S-GPT가 증가했습니다. 술이나 약제 복용(한약 포함)으로 상승할 수 있으나 간장질환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표기돼 있다. S-GOT나 S-GPT 같은 전문 용어와 수치는 일반인이 알 수 없다. 대충 간 수치가 높거나 낮다는 정도로만 이해할 뿐이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를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개는 그냥 무시한다. 이상 소견이나 추적 관찰하라는 진단이 나오면 ‘한 번쯤은 의사와 상담한다’가 정답”이라고 조언했다. 어떤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을까. 건강검진을 받은 의료기관의 의사와 상담하는 게 우선이다. 신현영 한양대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럴 때 동네 의원에 자신의 주치의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병력과 생활습관을 아는 의사가 정확하게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 초음파 검사 결과에 ‘간 우엽에 약 5.3mm 크기의 물혹이 있습니다. 단순 물혹은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1년 후 내원해 추적 초음파 검사로 변화 여부를 확인하기 바랍니다’라고 진단된 사례가 있다. 물혹은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래도 그 크기가 커지면 위험하므로 추적 관찰하자는 의미다. 그러나 대개 별문제 없다고 이해하고 ‘추적 관찰’을 무시한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자신이 임의로 이해하지 말아야 한다. 진료를 요한다는 표현이 있다면 반드시 추가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추적 관찰하라는 표현은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자는 얘기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해당 수치를 꼼꼼히 적어 두었다가 의사와 상담할 때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정 수치가 정상 범위를 조금 벗어난 경우가 있다. 이때 반응은 두 가지다. 무시하거나 약을 찾거나다. 이를테면 아직 당뇨병은 아니지만 정상보다 높은 혈당을 보인 경우에 당뇨병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단 당뇨약부터 찾는 사람도 있다. 사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이다. 강희철 교수는 “검사 결과에서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무조건 약부터 찾는 사람이 있다. 약 처방은 의사에게 맡기고 환자는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개선할 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고 건강검진만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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