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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역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전시 성폭력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상징이다. 2011년 12월14일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2015년 12월 한·일 합의 직후 전국적으로 소녀상 건립운동이 일어났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세운 소녀상이 현재 112개에 달한다. 하지만 소녀상은 계속해서 각종 테러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올해 1월 대구에서 소녀상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도심에 위치한 소녀상이 50대 남성에 의해 얼굴에 낙서를 당했다. 해당 소녀상은 이전에도 여러 번 수난을 겪었다. 작년에는 남중생이 돌로 내려쳤고, 재작년에는 한 남성이 입맞춤을 시도하며 ‘성추행 테러’를 가했다.
1월3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 농성장 풍경 ⓒ 시사저널 최준필
1월3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 농성장 풍경 ⓒ 시사저널 최준필
‘소녀상 지킴이’들이 24시간 지키는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누군가 돈을 준다고 했다’고 주장한 여성에게 망치 테러를 당했다. 테러 이후 소녀상 머리엔 흠집이 남았다. 소녀상 지킴이 김아영씨(25)는 “피해 할머니들은 소녀상을 본인이라고 생각하신다. 할머니께서 소녀상의 상처를 어루만지시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경상남도 창원시 소녀상에 욕설과 모욕을 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소녀상도 이전에 쓰레기 투척, 안내판 훼손 등 수차례 테러를 당했다. 2017년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소녀상 얼굴이 못으로 긁히는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알려지는 것 외에도 테러는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뿐만 아니라, 보편적 전시 성폭력 문제 해결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다. 이게 위협받는 것은 일본 정부가 (그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낸 프레임이 국내에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녀상을 보호·유지하기 위해선 ‘공공조형물’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소녀상 가운데 공공조형물로 등록·관리되고 있는 것은 전체 112개 중 3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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