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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 “전명규 눈 밖에 나면 살아갈 길 막막해”

시사저널은 지난해 10월22일 젊은빙상인연대 앞으로 온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편지를 단독 입수했다. 당시는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불거지기 전으로, 심석희 선수 등을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시기다. 조 전 코치는 편지를 통해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한국체대 교수)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편지에서 조 전 코치는 “문체부 감사 때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전명규 교수님이 감사에 나가지 말고 연락도 받지 말라고 하셔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교수님은 ‘이제 네가 감사에 나가야 할 것 같다. 네가 다 한 것으로 해라. 너는 더 잃을 것도 없다’고 하셨다”고 적었다. 이어 “변명인 것 안다. 다만 나도 죽을 만큼 힘들었다. 전명규 교수님 눈 밖에 나면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그분의 영향력 때문에 내가 그분 말씀을 안 들으면 다신 얼음판에 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 전 코치는 편지 말미에 “반성하고 있다. 어떤 목적을 두고 이걸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다시는 한국에서 이런 사태가 절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염원이 생겼기에 이렇게 편지를 드린다”고 밝혔다.
2018년 10월 젊은빙상인연대 앞으로 도착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편지 중 일부. 오른쪽 사진은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 연합뉴스·시사저널 포토
2018년 10월 젊은빙상인연대 앞으로 도착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편지 중 일부. 오른쪽 사진은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 연합뉴스·시사저널 포토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0월 젊은빙상인연대뿐 아니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지인 등 다수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 속 내용은 유사하다. 자신의 비위(非違)를 감추고 싶어 하는 윗선이 있으며, 그 윗선이 바로 ‘전명규 교수’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23일 국정감사에서 손 의원은 조 전 코치의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조 전 코치는 “윗사람의 압박에 직업도 잃고 설 자리가 없어질까봐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돌이켰다. 편지 내용이 공개되자 전 교수는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손 의원은 지난 1월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 전 코치 배후에 전 교수가 있다면서 “전 교수가 심 선수와 관련된 성폭행을 알고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의원은 “조 전 코치가 전 교수의 수족같이 선수를 움직이는 데 활용됐다는 것 때문에 (심 선수의)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지난번 폭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도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다시 한번 용기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심 선수를 비롯해 4명의 선수를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은 1월23일 열린다. 당초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1월14일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심 선수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하면서 검찰이 변론 재개를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며 기일이 잠정 연기됐다. 검찰은 심 선수를 상대로 저지른 조 전 코치의 상습 폭행이 성폭행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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