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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섭의 the건강] 천연염료로 알려진 헤나, ‘천연’에 홀리지 말자는 교훈 남겨

최근 헤나(henna) 염색을 한 후 얼굴이 까맣게 착색되는 부작용이 불거졌습니다. 이는 순수한 헤나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첨가물을 섞었거나 가짜 헤나라는 얘깁니다.  헤나는 인도나 네팔 등에서 자라는 열대성 식물(로소니아 이너미스)의 잎을 말린 가루입니다. 흔히 문신용으로 사용하는데, 붉은 갈색을 띠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사라집니다. 염색 작용이 있어서 모발이나 눈썹 염색에도 이용합니다.  헤나 자체로만 염색하면 기존 염색약보다 부작용이 적습니다. 그런데 천연염료 대부분이 그렇듯이 헤나도 색상이 연합니다. 일부 업체는 색을 조금 짙게 할 요량으로 헤나에 특정 첨가물을 섞기도 합니다.  또 헤나 염색을 했는데, 헤나 고유의 색이 아니라 다른 색으로도 염색되기도 합니다. 다른 염료를 첨가한 겁니다. 파라페닐렌디아민이 대표적인 염료입니다. 흰색인데 공기 중에서 산화하면서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일반 염색약에도 흔히 사용합니다. 
(pixabay)
ⓒ pixabay
아무리 천연이라도 해도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첨가물까지 넣었으니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업소는 '천연 헤나 염색'이라고 광고합니다. 전문가들은 천연물에 무언가를 섞으면 더 이상 천연물이 아니라고 봅니다. 즉 첨가물을 넣은 헤나 염색약은 '헤나 염색약'이 아닌 셈입니다.  또 가짜 헤나 가루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헤나 염색약 부작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4건이던 헤나 염색약 부작용 신고 건수가 지난해 62건(1∼10월 기준)으로 급증했습니다. 결국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헤나 염색약과 업소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헤나 염색약 부작용 사례는 천연 염색약을 잘 관리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천연 염색약은 헤나뿐만 아니라 인디고 염색약 등 다양합니다. 또 첨가물도 잘 관리하고 있어서 웬만한 부작용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천연물에 첨가물을 넣으면 더 이상 '천연'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천연'이라는 말에 홀리지 말자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물론 업체도 '천연'으로 소비자를 현혹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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