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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행사비 4억5600만원, 회장단 회비 9000만원 '눈총'

 "도대체 TPO를 통해 통영시가 얻는 실익이 무엇이길래 시장이 저토록 유난을 떠는지 모르겠다."
 10월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동안 경남 통영시에서 열리는 TPO총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회원 지역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도시라는 점에서 반쪽 총회 성격이 짙고, 250~300여명이 참석하는 회의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Tourism Promotion Organization for Asia Pacific Cities)는 조선 산업경기의 하강 추세 속에 김동진 통영시장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관광 산업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김 시장의 '구원 투수'에 비견된다.  TPO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관광산업 발전과 관광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0년 창설됐다. 현재 10개국 81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통영시는 2008년 4월 가입했고 2015년 공동의장 도시로 위상을 업그레이드 했다. 
김동진 시장(사진 왼쪽 4번째)이 9월6일 말레이시아를 방문, 회원도시 시장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 통영시 제공 자료 사진

통영시의 총회 개최는 2016년 6월15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제7회 TPO 포럼에서 결정됐지만 초기부터 말썽을 빚었다. 당시 통영시의회가 총회 유치에 대한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 공동의장 도시가 회비를 내지 못하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뻔했다.   

유치때부터 시의회와 엇박자…반쪽짜리 행사 우려

 우여곡절 끝에 2017년 당초 예산으로 9000만원이 통과돼 회비만 겨우 납부했고, 이어진 1차 추경에서 행사 비용 4억5600만원에 대한 예산을 시의회로부터 겨우 받아냈다.  이후 지난 4월부터 통영시는 관광마케팅과에 TPO 전담부서를 두고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전국 주요 행사장과 축제 현장 그리고 해외 박람회장을 돌며 ‘통영 TPO’를 홍보했고, 김동진 시장 또한 해외 출장을 통해 회원 도시의 통영 방문을 요청했다. 통영시에 따르면 김시장은 지난 6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을 돌며 TPO 총회를 홍보했다. 문제는 김시장이 들린 도시 가운데 중국 광저우의 경우 TPO 회장 도시다. 말레이시아 이포시와 중국 싼야시 또한 운영위원 도시다. 이들 도시는 김 시장이 방문하지 않고 협조 공문이나 간부급 공무원을 파견해도, 지역 행정 책임자가 참석하는 게 정상적이다. 김 시장은 이들 도시보다는 좀 더 생소한 회원 도시를 찾는 게 홍보라는 취지에 맞는 해외출장이었다는 지적을 낳았다.    또 다른 문제는 도시와 도시간의 ‘격’과 ‘형평성’에 있다. 김동진 시장은 중국 광저우에서는 왕동 부시장을,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도딘홍(Do Dinh Hong) 관광국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 ‘격’을 낮췄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또한 통영시에 앞서 TPO총회를 개최한 2011년 중국 다롄시와 2015년 중국 싼야시의 경우 시장이 통영을 찾아와 회의 참석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 점을 감안하면 김시장이 너무 저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TPO총회는 2년 마다 열리며 2013년에는 대전광역시에서 개최됐다.​  
베트남 호치민 국제박람회장의 통영 TPO총회 홍보 장면 ⓒ 통영시 제공

 

총회 앞서 김동진 시장-시의장 동반 유럽행 '구설'

  외부 예술공연단 초청 경비 6900만원, 홈페이지 구축 운영비 2200만원 등 행사 예산을 놓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홈페이지의 경우 부산 소재 TPO사무국에서 이미 운영중인데다가 통영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지역 문화 단체가 아닌 외부 공연단을 초청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사가 임박하면서 시청 곳곳에는 TPO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고 통영시 공문에도 ‘2017 제 8회 TPO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총회는 10월 8일 오전 9시 참가자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추석 연휴 기간과 토·일요일을 제외하면 준비기간은 10여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김동진 시장이 시의장과 함께 5박7일 일정으로 24일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일정을 들여다보니 통영페스티발오케스트라 유럽 투어 관람과 윤이상 선생 묘소 참배 등 여행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그토록 행사에 집착해 온 김동진 시장이 국내에서 행사를 진두 지휘하거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회원 도시를 찾아 행사 성공에 힘을 보태지 않고, 갑자기 또다른 외유를 하는 데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한편, TPO 회원도시 81곳 가운데 우리나라가 31개로 가장 많다. 그다음 중국이 20, 말레이시아 7곳 순이다. 통영시는 7~8개국 40여개 도시에서 250~300명이 통영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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