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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업계와 테크기업간 ‘연합전선’ 활발…거대 시장 선점 위한 암투도 가속화

네이버가 자동차를 만든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뛰어든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이미 구글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마치 구글처럼 네이버도 뒤따라 자율주행차 제조에 나섰다. 네이버는 현재 자율주행차의 도로 테스트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승인이 나는 대로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빠르면 2월에 테스트가 가능할 걸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테스트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하나의 선언이다. 바이두나 구글이 그렇듯 네이버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후발주자다. 구글의 자회사인 알파벳 산하 웨이모는 자율주행차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인데, 이곳은 이미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CA)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와 제휴를 맺고 상품화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테스트 단계인 네이버와 출발점 자체가 다른 것이다.

 

 

국토부 승인 나는 대로 자율주행차 도로 테스트 

 

현재 네이버가 테스트할 자율주행차는 레벨3에 해당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기준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레벨0~레벨5 등 6단계로 나뉜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를 레벨0로 보는데, 보통 완전자율주행 단계는 레벨4 이상을 말한다. 네이버의 레벨3는 완전자율주행의 전 단계를 말한다.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있는 정도다.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은 네이버 산하에 설립되는 회사가 맡게 된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네이버가 자율주행차 사업에 약 4억2500만 달러(5142억원)를 투자한다”고 전했다. 

 

ⓒ pixabay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왜 네이버가 자동차에?’라는 질문에 관한 것이다. 한국에서 온라인 제국을 구축한 소프트웨어 기업 네이버가 현실 속 하드웨어로 진출하는 이유에 관한 해답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자율주행차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핵심사업과 생길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히 운송수단이 아니라 앞으로는 정보교환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IT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거라는 예측 탓이다. 

 

네이버가 가진 생각은 이미 기정사실화 됐다. 그래서 글로벌 테크기업들은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를 활용해 자율주행차나 그것보다 좀 더 수월한 커넥티드카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중국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상하이 자동차와 제휴해 커넥티드카를 발표했다. 2년 동안 공동연구를 해 발표한 스마트카 ‘로위 RX5’는 자동차에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물인터넷 기능을 추가했다. 앱으로 시동을 걸고,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낼 수 있는 스마트 자동차다. 자동차와 컴퓨터를 합친 인터넷 단말기를 도로 위에 굴리겠다는 게 그들의 계획이다.

 

LG전자도 비슷한 시도를 했다. 홈 보안 시스템이나 홈 라이팅 시스템 등 다양한 장치와 자동차를 연결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부분에서 폭스바겐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이런 커넥티드카도 결국 자율주행 기술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게 자동차를 외부세계와 연동시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테크기업의 스마트 기술은 지금 자동차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있다. BMW는 인텔과 이스라엘 부품업체인 모빌아이와 제휴해 2021년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거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중 하나인 리프트(Lyft)는 GM과 손을 잡는다. GM으로부터 5억 달러를 투자받아 자율주행차 개발을 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50여명으로 구성된 별도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들은 또 다른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Uber)와 손잡고 전략적 투자를 실시했다. 중국에서 네이버 같은 존재인 바이두는 중국 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BMW와 제휴한 뒤 직접 실리콘밸리에다 자율주행차 전문 부서를 신설했다. 

 

테크기업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결과로 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된다면 아마 100년 전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최대의 혁명이라 평가받을 수 있다. 자율주행은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 테슬라 등 실리콘밸리 테크기업의 참여가 이뤄졌고 이런 흐름에 맞춰 네이버도 동참한 셈이다. 

 

그럼 앞선 질문을 다시 물어보자. 소프트웨어로 성공한 테크기업이 하드웨어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운전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제어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시장 가치는 결국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정밀해지느냐에 달렸다. 정밀해질수록 자율주행차의 보급율도 올라가게 된다.

 

물론 첫 시도는 완전히 자율주행만 구현되는 차는 아닐 것이다. 안전과 직결되는 주행에서 인간의 공포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완전 자율주행만 가능한 자동차가 판매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도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직선 주로 정도에서는 손을 놓아도 상관없는, 그런 자동 운전 모드 정도가 구현된 차량으로 시작되겠지만 자율주행의 범위는 점점 확대될 것이다. 이런 확대를 이끄는 게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다.

 

 

100년 전 자동차 발명된 이래 최대 혁명 가속화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 전자단말기로 등장하면 도로 위에서만 혁명이 생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혜택을 얻을 쪽은 어디일까? 아마 개인용 차가 아닌 상업용 차다. 예를 들어 우버가 자율주행차를 도입한다고 치자. 차량을 공유하는 운전자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없어지면 그들의 이익률은 최소 30% 정도 증가할 수 있다. 또 국토를 횡단하는 장거리 트럭도 따져보자. 상대적으로 한적한 내륙 운전만 자동으로 돌리더라도 운전자의 손기술이 필요한 건 도심에서 뿐이다. 대폭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채우는 게 벅찬 자동차 기업들은 결국 테크기업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 이런 변화는 커다란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시장은 느릿느릿하지 않다. 급격하게 다가온다. 네이버 역시 그런 급격함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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