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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중국 투자 사실상 중단…‘뉴 SK플래닛’ 청사진도 제동

지난해 말 새로 출범한 SK플래닛 ‘서성원호’의 처녀항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 대표는 2016년 12월 말 그룹 인사에서 SK플래닛 대표이사(사장)에 전격 박탈됐다. 

 

그룹 내에서 서 대표는 대표적인 ‘혁신통’으로 통한다. 그는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 경영지원3팀장과 SK텔레콤 서비스혁신부문장, 신규사업추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최고운영책임자(COO) 자격으로 SK플래닛에 합류했다. 이후 서 대표는 SK캐시백과 시럽월렛 등의 사업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2월에는 11번가를 흡수 합병했다. 통신 일변도의 사업에서 벗어나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서 대표에게 주어진 임무 역시 ‘뉴 SK플래닛’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11번가는 우선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하는 직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Online to Offline)’ 등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 연합뉴스


롯데․신세계 이어 3위 달성 중장기 청사진도 불투명

 

대규모 투자에도 나섰다. “대기업까지 나서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업계 반발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감행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11번가는 지난해 설립 9년 만에 2위 사업자에 오른 것으로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다. 순방문자 수는 쿠팡이나 티몬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서성원 SK플래닛 대표이사(사장) ⓒ news1

일례로 11번가는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 동안 ‘땡스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월 거래액이 전년 대비 33%나 증가했다. 행사 첫 날에만 무려 460억원의 일 거래액을 달성했다. 11월이 유통 비수기임에도 11번가의 월 거래액은 1~10월 평균 대비 23%나 급증했다. 신규 가입자 수도 전달 대비 30% 늘어나는 등 프로모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1번가는 후발 주자였지만, 모기업(SKT)의 가입자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며 “지난해부터 업계 1위를 목표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하면서 점유율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았다.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선발 업체에 비해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판매자 수가 경쟁업체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11번가의 성장 드라이브 전략에 따라 수수료가 낮은 저마진 사업자 숫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5년 적자로 전환됐고, 2016년 상반기에는 10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SK플래닛의 모회사인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3%나 감소하면서 4년 만에 KT에 역전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 대표는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는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PE)와 투자 유치 협의를 진행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현재는 중국 투자자와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중국 최대 민영주자회사인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1조3000억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지분가치에 대한 평가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로부터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했던 서성원 대표의 계획 역시 고착 상태에 빠졌다. SK플래닛의 투자는 급격히 위축됐다. SK플래닛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4년 -5090억원에서 2015년 -4823억원으로 267억원 가량 줄었다. 광고선전비나 연구․개발 비용 역시 각각 843억원에서 762억원, 1497억원에서 65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렇다고 대주주인 SK텔레콤에 무작정 기댈 수만도 없었다. 수익이 나지 않은 자회사에 투자금을 쏟아 부었다가 주주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 측 “경제 및 정치 환경 변수로 투자 답보”

 

11번가와 함께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쿠팡은 반대였다. 쿠팡은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티몬도 2015년 KKR-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3억6000만 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3억 달러의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소셜커너스 3사의 영업 손실이 80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출혈 경쟁이 심했다”며 “경쟁에서 살아남고, 올해 안에 거래액 1위에 오르겠다는 공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플래닛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나 정치 환경 때문에 투자가 길어지고 있다”면서도 “회사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투자를 받고 있지만, 펀딩이 반드시 회사 성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역시 그렇게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이 현금과 회사가 보유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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