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10억달러,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에 주목하다
2016년 11월의 마지막날.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포브스에 등장했다. 방 의장은 올해 개인 자산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약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며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하나 더 흥미로운 대목이 붙는다. 포브스의 제목의 첫 단어는 ‘고등학교 중퇴’다. 방 의장의 최종학력은 ‘중졸’이다.
포브스는 방 의장을 두고 "한국 최대 모바일 게임회사인 '넷마블'의 창업자로 미국의 스티브 잡스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시작한 기업을 떠났다가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복직해 사업을 부활시킨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2004년 CJ에 800억원에 지분을 넘기고 고문으로 물러나며 넷마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2006년 완전 은퇴를 선언했던 방의장은 2011년 넷마블로 다시 복귀했다. 2007년~2011년 방 의장이 빠진 넷마블은 32개 게임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부진한 결과를 얻었다. 실패가 잦던 넷마블은 침체를 맞고 있었고 매출의 3분의1일 차지하던 인기 FPS게임 '서든어택'의 서비스권도 넥슨에 뺏긴 상황이었다.
그렇게 복귀한 그는 모바일서 새롭게 판을 짰다. PC게임에서는 철수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인 한국에서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란 것이 방 의장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전환은 성공해 넷마블은 2015년 연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포브스는 "한국의 잡스라고 부르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넷마블의 성공은 확고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넷마블이 2015년 4월에 발표한 '마블 퓨처파이트'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의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액션 RPG게임으로 다운로드 수가 5000만 건을 돌파했고 118개국에서 어플리케이션 랭킹 톱10에 자리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 조사업체인 '업애니'에 따르면 넷마블은 2015년 전 세계 앱 매출에서 8위를 차지했다.
넷마블의 2015년 연 매출은 9억4900만 달러로 한화 1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익 역시 1억4900만 달러에 달한다. 원래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긴 세월 넥슨의 차지였지만, 방 의장이 복귀한 뒤 넷마블이 치고 올라오면서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 넷마블은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2위가 됐다.
우리가 아는 유명 게임 기업의 창업자들은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유명 대학 출신들이 많다. 하지만 방 의장만은 예외다. 앞서 언급한대로 47세인 그는 중졸이다.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다. 그런 그가 보유한 넷마블 지분은 32%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방 의장이지만 그는 올해 6월 로스앤젤레스의 2016 E3 게임쇼를 찾아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게임업계의 최신 사정을 청취했다. 마이스페이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게임회사인 잼시티(Jam City)의 크리스 디울프 대표와 식사 겸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넷마블은 2015년 잼시티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포브스는 "잼시티에 대한 투자는 야망의 서곡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넷마블은 2017년 한국에서 상장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조달할 자금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치열하다. 이미 포화 상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방 의장은 포브스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넘어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 미국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를 가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억만장자 중 약 3분의1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학벌사회에 대한 믿음이 매우 강한 한국에서는 세계 평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마 방 의장은 그런 편견을 깨는 대표적인 존재인 듯하다. 그래서 포브스도 주목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