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준 청와대 행정관 보수집회 지시 여부 주목
검찰이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의 집회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허현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을 비공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8월30일 허 행정관을 고소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하고 각종 집회를 지시했는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어버이연합 게이트’ 논란 이후 넉 달 만에 이뤄진 소환 조사다. 검찰은 어버이연합과 관련된 고소·고발이 있은 지 두 달이 지난 6월24일에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소환 조사해 ‘뒤늦은 수사 착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소환 조사는 시사저널이 4월20일 기사를 보도한 이후 시민단체들이 허 행정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해 민주노총과 4·16연대 등 6개 단체는 청와대 행정관의 집회·시위 지시 의혹을 제기하며 허 행정관을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허 행정관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본지와 본지 기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이번 소환에서 고소인 신분으로도 조사를 받았다. 허 행정관은 어버이연합과 관련된 의혹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5월11일 허 행정관이 해당 보도가 허위라며 기사가 실린 시사저널 1384호에 대해 제기한 출판 배포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허 행정관이 청와대 행정관으로서 상당한 공적인 지위에 있고, 시사저널이 사건 기사와 같은 내용의 의혹을 품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어버이연합 새 사무실 압수수색
허 행정관은 당시 시사저널 보도가 허위임을 증명하기 위한 소명 자료로 어버이연합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집회를 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추 사무총장과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회장의 인증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회장의 인증서만으로는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사저널 4월12일자 기사로 촉발된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논란이 된 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시작한 어버이연합 관련 사건은 10여 건에 이른다. 검찰은 8월 중순 서울 종로구 이화동으로 이전한 어버이연합 새 사무실()과 추 사무총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