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사직서 종용 혐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유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 전 시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태수 전 부산시 정책특별보좌관과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이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산시설공단, 벡스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복지개발원,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부산경제진흥원 등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6곳의 임직원 9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고 사직시킨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2019년 4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사직서 종용 관련 시 고위공무원을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1심은 이들이 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경제진흥원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들의 임직원 사직서를 종용한 것에 대해 유죄로 봤다. 이에 오 전 시장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박 전 보좌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신 전 보좌관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은 “임기와 신분이 보장된 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지방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직서를 일괄 징수해 하루 아침에 직위와 신분을 상실하게 하는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오 전 시장 등과 검찰은 모두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적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하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범행 전력은 없다는 점 등을 볼 때 원심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오 전 시장 등과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여직원 강제추행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오는 26일 형기를 마치고 부산구치소에서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