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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실세’ 김한길·김대기·이철규 3인방 주목…“尹, 자기 감추고 희생적인 참모들 믿어”
후배 검찰 출신들과는 직접 소통
윤 대통령이 한번 사람을 믿으면 쉽게 내치지 않고 매우 깊게, 오래 신뢰한다는 점은 지난해 대선 전부터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검찰 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라 불린 최측근들이 검찰에서 나와 지금도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있다. ‘오른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이복현 금감원장,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다수는 윤 대통령이 2021년 3월께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나와 정치 도전을 준비할 때부터 물밑에서 움직였다. 대선과 인수위를 거쳐 윤석열 정부 초반부터 대통령 곁을 지켰으며 예나 지금이나 이들은 대통령과 자주 직접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 사정을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 B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검찰 출신들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윤 대통령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며 “다만 처음부터 후배이자 부하였던 이들이 윤 대통령에게 얼마나 바른말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 중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는 주진우 비서관을 비롯한 일부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 참모로서의 역할에선 물러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신뢰하고 자주 소통하는 인사 중에는 이들처럼 오랫동안 함께해온 검찰 출신들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인사들, 정치인, 관료 출신이 대다수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특히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은 세 사람이 있다. 우선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 정치 도전을 고민할 때부터 조언하며 멘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다.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대통령이 검찰 여주지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 대선 개입 특별수사와 관련한 외압을 폭로하며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을 당시 김 위원장은 제1 야당 민주당 대표였다. 김 위원장은 그때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도록 노력했고, 그 인연으로 두 사람 사이엔 깊은 신뢰가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대선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윤석열 정부에서 새롭게 출범한 국민통합위의 첫 위원장에 임명됐다. 대선 과정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자주 김 위원장을 불러 속을 터놓고 얘기를 나눠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 김 위원장은 자신의 뜻과 역할의 특성 등으로 인해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최근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강서구청장 보선 직후였던 10월17일 윤 대통령이 통합위와의 만찬 자리에 통합위 관계자들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 여당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 주요 부처 장관, 대통령실 수석 등까지 그야말로 당·정·대 핵심 관계자들을 총집합시켜 놓고 김 위원장을 잔뜩 띄워주면서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한 여당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윤 대통령이) 앞으로 김 위원장이 총선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강한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았다”고 전할 정도였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와 태도 변화에도 김 위원장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당의 다른 관계자는 “보선 이후 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에 김 위원장의 입김이 매우 세졌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정무적 판단에 김한길 입김 강한 듯”
두 번째로 윤 대통령의 직속 참모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상당한 신뢰를 받는 것으로 관찰된다. 윤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1년 반 넘게 곁을 지켜온 김 실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자리를 지키며 대통령실 2기 역시 이끌어갈 전망이다. 최근 김 실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옆 비서실장 공관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더 가까이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도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실장 등 요직을 거친 김 실장은 대선 전엔 윤 대통령과 연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 대통령 비서실장들과는 다르게 외부적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은 ‘관리형’ 비서실장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교체설도 여러 번 나왔다. 그러나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은 김 실장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 C는 “김 실장은 나이가 많은데도 윤 대통령의 심기를 매우 편안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며 “특히 윤 대통령이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 등과 관련해 터놓고 얘기하면 김 실장은 추천 및 검증 등의 역할을 매우 심도 있게 수행해 신뢰가 쌓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여당의 이철규 의원에게 이목이 쏠린다.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최근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대선 전엔 윤 대통령과 친분이 없던 그가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권성동 의원보다 최근 윤 대통령으로부터 더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아는 한 언론인은 “경찰 출신인 이 의원과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관계가 썩 좋지 않았으나 악연이 오히려 인연이 돼 둘 사이에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 경우”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친윤 지도부로 평가된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물러났다가 몇 주 만에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돼 돌아왔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 의원을 향한 윤 대통령의 확실한 신뢰가 확인된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의원은 평소에도 윤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한다고 한다. 최근엔 당 여러 현안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등 여당 내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 의원실 보좌진은 “이 의원이 지금 친윤계에선 영향력이 가장 크고, 용산과 당의 중재 역할을 도맡아 하는 것으로 당내에선 많이 인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거론된 인사들에는 큰 공통점이 하나 있다. 외부적으로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감추고 희생적인 참모들에게 더 신뢰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이 특별히 아끼는 현역 의원으로는 대선 과정에서 수행팀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이 거론되는데,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이 의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의원은 최근 인요한 혁신위의 친윤 의원 총선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에 가장 먼저 “당의 요구가 있다면 따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대기 실장의 유임과 함께 대통령실 2기 인사도 윤곽이 드러나 주목되고 있다. 기존 대통령실 수석 6명 중 최대 5명이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데 일각에선 1기 수석·비서관급 중 일부에 대해 윤 대통령의 불신이 깊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몇몇 참모가 수도권 여론 등에 대해 정확히 전달하지 않고 부풀려 보고하는 등의 일로 윤 대통령의 실망을 샀다고 한다. 기존 수석 중에선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먼저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후임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이, 홍보수석에는 이도운 대변인이 승진 기용될 전망이다. 시민사회수석엔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이 거론된다.‘왕수석’ 이관섭, 尹-박근혜 만남 기획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그대로 유임돼 김대기 실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2기 대통령실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수석은 대통령실 안팎에선 ‘왕(王)수석’으로도 불리는데 관료 출신임에도 강한 그립으로 정무적·정책적 판단을 주도하며 윤 대통령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고 한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를 방문하는 등 잇달아 박 전 대통령과 만난 것도 이 수석의 기획이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여러 원로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부터 멘토 역할을 해온 정상명 전 검찰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김병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직무대행, 은사인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 등이다. 종교계에서는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원로이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도 윤 대통령과 자주 얘기를 나누는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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