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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버스 타고 의대 유치 집회 참석차 상경 중 일정 변경 통보에 소동
“삭발식 가자” vs “거길 왜 가”…동행 공무원들에게 고스란히 생중계

전남 순천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달리는 관용 버스 안에서 욕설과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전남권 의대 신설을 촉구하는 집회를 위해 서울로 향하던 중 일정 변경 통보를 두고 다퉜다.  23일 순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 15명은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전남권 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관용차(버스)를 타고 단체로 상경했다.
더불어민주당 순천지역위원장인 소병철 의원이 10월 18일 국회에서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순천지역위원장인 소병철 의원이 10월 18일 국회에서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스에서 A 의원이 “국회 앞에서 지역위원장(민주당 소병철 의원)의 삭발식이 있으니 격려차 국회에 들른 뒤 용산으로 가자”고 일정 변경을 갑작스럽게 제안했다. 소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대 유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삭발했었다.  이에 B 의원이 “의회 회기 일정도 변경해 상경하는데 예정에도 없는 국회의원 삭발식에 참여하는 게 맞느냐”고 면박을 줬다. 여기에 A 의원이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며 B 의원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이후 5분가량 두 의원 간 고함과 욕설, 몸싸움이 이어졌고 동료 의원들이 이들을 말리며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고 한다.  두 사람의 다툼은 동료 시의원들의 중재로 A 의원이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날 의원들 간의 싸움은 동행한 시청과 시의회 공무원들에게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순천의 한 시민은 “시의원들로부터 수준 높은 의정활동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지만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제는 하다하다 별짓을 다 한다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부끄러움은 순천시민의 몫이 됐다”고 힐난했다. 순천시의회 관계자는 “지역에서 의대 유치가 절실한 사안이기에 회기 중에도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일방적인 일정 통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 같다”고 전했다. 순천시의회 재적의원 정수는 총 25명이며 민주당 20명, 진보당 2명, 국민의힘 1명, 무소속 2명이다. 이번 집회에는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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