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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호전될 때까지 접종 연기해야

바야흐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시기다.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매년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이다. 이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거의 매년 변이를 일으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탓에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해 독감 시즌 동안 유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A형(H1, H3), B형(야마가타 계통, 빅토리아 계통 바이러스)의 4가지 주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백신 성분이 결정된다. 물론 이 4가지 바이러스도 그 아형이 다양한데, 우선 유행 시즌 전에 어떤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병을 유발하는지, 유행 시즌 이전에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정도가 어떠한지, 이전 시즌 백신이 얼마나 보호 효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동일한 유형이나 하위 유형의 연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교차 보호 효과가 있는지를 바탕으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 위한 정보는 어떻게 얻게 될까?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인플루엔자 감시 및 대응 시스템(GISRS)에는 114개 이상 국가의 144개 국립 인플루엔자 센터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서 수천 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샘플을 테스트하게 된다. WHO는 1년에 두 차례 관련 연구소 및 센터, 유관 학회의 대표들과 협의체를 조직해 인플루엔자 감시 상황과 연구 결과들을 검토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이 얼마나 쓸 만할 것인지, 또 성분을 어떻게 구성할지 등 권장 사항을 제시한다. 보통 북반구 국가의 인플루엔자 백신 선정을 위해서는 2월에, 남반구 인플루엔자 백신 선정을 위해서는 9월에 열린다.
의료진이 한 어르신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
의료진이 한 어르신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8세 이하는 4주 간격으로 2번 접종

독감은 주로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유행하므로 백신은 9월부터 12월 사이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 후 2~3주 후에 면역이 형성되며, 건강한 성인은 이를 통해 70~90%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는 독감 관련 합병증을 50~60% 감소시키고 사망률을 80% 줄일 수 있게 해준다. 6개월부터 8세 사이의 어린이는 2번 접종해야 하며, 첫 접종 후 4주 후에 2차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약 2주에서 한 달간은 면역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또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지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올해 9월20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실시된다. 특히 국가예방접종 대상으로 생후 6개월 이상 13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이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국가예방접종의 장점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지정 병·의원이나 보건소에서 어디서든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3가 백신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국가예방접종에도 WHO 권장주가 모두 포함된 4가 백신을 활용한다. 인플루엔자 접종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유정란 기반 백신을 접종하면 달걀 알레르기로 인한 아나필락시스(생체 과민반응)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세포배양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열이 나거나 감염성 질환이 있을 때 과연 백신을 접종해도 되는지 고민할 부분이 있다. 아직 특정 급성 질환이 백신 효능을 감소시키거나 부작용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지만 급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호전될 때까지 백신 접종을 미루는 것이 보통 권고된다. 물론 감기 등 경미한 질환은 백신 접종 금기가 아니고, 항생제 복용 시에도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접종 후에 20~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무르면서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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