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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 검찰 항소 기각…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죄책 무겁지만, 지적장애 있는 피고인도 보호받아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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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직후 신생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 봉투에 넣어 유기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제1형사부(김평호 부장판사)는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1심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여성 A(24)씨에 대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27일 오전 5시30분쯤 전남 여수의 자택 화장실에서 출산한 직후 아기를 살해 및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A씨는 분만 직후 신생아의 목을 누른 뒤 방치해 살해했고, 시신을 바지로 감싼 채 쓰레기 봉투에 넣어 집안 모처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적장애가 있는 A씨는 함께 거주하는 친구에게 ‘악취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 “원치 않는 임신 및 출산으로 괴로워하다 부모 및 남자친구 등이 알면 안된다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갓난아기인 피해자의 목 부위를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체를 유기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A씨)의 지적능력이 실생활 연령에 비해 상당히 지연된 발달장애 상태인 점, 홀로 분만을 하고 극도의 신체적 탈진과 정신적 흥분상태에서 두려움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 2심 재판부는 “죄책이 무겁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피고인 역시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사회의 영아 보호 체계와 가족의 도움이 부족했던 점도 사건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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