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洪 ‘수해 중 골프’ 공개 사과 후 SNS에 ‘과하지욕’
與 윤리위 “사과 부족…뉘우치는 모습 보이면 참작”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하자 ‘과하지욕’(胯下之辱)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과하지욕’ 단 네 글자만 남겼다.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라는 의미로 자신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를 ‘치욕’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충청‧영남 일대에 폭우가 쏟아지던 중 골프를 치러 간 것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홍 시장은 “주말에 테니스는 치면 되고 골프는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있나” “부적절하지 않았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당내에서도 과거 한나라당 시절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 ‘골프 제명’ 전례를 꺼내며 홍 시장에 대한 중징계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논란 나흘만인 19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소명 절차가 시작되기 전 미리 사과문과 의견서 등을 윤리위에 제출했다. 또 수해 중 골프가 아무 문제없다는 취지로 쓴 SNS 게시물 2건을 삭제했다. 진정성을 보여 징계 수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홍 시장의 사과에도 당 윤리위는 이날 곧장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홍 시장이 수해 중 골프를 친 것뿐 아니라, 언론 인터뷰와 SNS 등으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며 ‘해당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윤리위 측은 이어 “홍 시장이 수해 현장을 찾아가서 가족을 위로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과거 징계 사유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뉘우치고 반성하고 극복하는 걸 국민에게 보인다면 양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 시장의 이날 ‘과하지욕’ 글은 자신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 윤리위가 곧장 징계 절차를 밟은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19일 시청 기자실에서 공식 사과 회견을 한 직후에도 주변에 ‘정치 인생 27년만에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며 치욕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 시장은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과하지욕’ 글을 올린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