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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아동학대법 유독 학교에 엄격 적용…무력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교사노조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인나 폭언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정책실장은 “갈등이나 폭력상황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정식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것이 아니라 담임교사 중재로 아이들끼리 화해를 하거나 하면 학교장 종결이라고 교실에서 끝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정식으로 신고된 학교폭력이 없다고 해서 그런 학교폭력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이초 교사 A씨는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사망을 둘러싸고 학급 내에서 학생 간 학교폭력 갈등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A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몬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정책실장은 “해당 선생님의 학급의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 학생을 긋는 사건이 있었고 가해자나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많이 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선생님이 학부모들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도 최근에 느끼고 있는 게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정말 많이 겪고 있다”며 “그래서 교사에게는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동학대법이 유독 학교현장에서 엄격히 적용돼 때리는 아이를 붙잡는 것만으로도 신체적 학대에 몰리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그런 생활지도를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정책실장은 “얼마 전 양천구에서 폭행을 당하신 선생님 건을 보면서 교사들이 정말 많이 분노하셨다”며 “이번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선생님이 나오면서 그게 선생님들이 눌려왔던 스트레스나 이런 것들이 폭발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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