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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측 “현재 상태 안정됐지만 재발할 수 있어”
검찰 측 “범행 당시 상태 감정 가능할지 의문”

5월26일 오후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A씨가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사진은 A(검은색 상의)씨가 대구 동촌지구대에서 대구 동부경찰서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
5월26일 오후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A씨가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사진은 A(검은색 상의)씨가 대구 동촌지구대에서 대구 동부경찰서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
운항중인 항공기의 비상구를 강제 개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 상태에 따른 범행을 주장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제5형사단독(정진우 부장판사)은 이날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32)씨에 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 측은 검찰 측 공소사실 및 증거를 전부 인정했다. 다만 A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범행 당시 심신미약 여부가 쟁점”이라면서 “규칙적인 생활과 약처방 등으로 현재 상태는 안정됐지만 다시 재발할 수도 있다. 차후 본인의 치료에 대해 알기 위해 정신감정을 받아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반면 검찰 측은 “정신감정의 신청 취지가 범행 당시 시점”이라면서 “원칙적으로 정신감정은 현재 상태에 대해 전문의 등이 감정해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청 취지와 같은 감정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맞섰다. 재판이 진행중인 현재가 아닌, 범행 당시 심신미약 해당 여부를 정신감정으로 가릴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양측 입장을 청취한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서 정신감정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5월26일 오후 12시37분쯤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항공기(OZ8124편)가 상공 224m 높이에서 하강하던 중 돌연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조작해 개방한 혐의를 받는다. 승객이 운항중인 항공기의 출입문을 무단 개방한 국내 최초 사례다. 이 사건으로 해당 항공기의 비상구 탈출용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갔다. 때문에 A씨는 아시아나항공 소유 항공기를 수리비 약 6억원 수준으로 손괴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서 빨리 내리고자 문을 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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