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우크라에 반격 기회 주려는 결정…많은 인명 피해 부를 것”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이른바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무차별 살상 무기인 데다 불발탄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지만,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한 우회적 편들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0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제공이 왜 대중의 분노를 부르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반격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성과를 내는 게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집속탄 제공을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집속탄 제공이 미군의 재고 정리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주장도 했다. 신문은 “이번에 제공하는 집속탄은 유통기한이 만료되는 것으로 소각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에 주는 게 낫다”며 “미국 입장에서 ‘일거다득’”이라고 주장했다.
하나의 폭탄에서 여러 개의 작은 폭탄이 쏟아져 나오는 집속탄은 일부 40%를 넘어서는 불발탄 비율 때문에 민간인 살상 가능성이 높아 대부분의 국가가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무기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집속탄 제공 결정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이 매체에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러시아의 집속탄 사용을 강력하게 규탄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의 이중기준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영국·캐나다·독일 등도 미국의 집속탄 지원 결정에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며 미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또 집속탄 불발탄이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며 집속탄 잔해는 종전 이후에도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강조했다.
쑹중핑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면 반드시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집속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의 전반적인 추세에 확실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