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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25.4%↓…가격 하락으로 물가상승률 끌어내려
8월 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폭 복구되면 가격 상승 가능성
여전히 높은 근원 물가…“8월부터 다시 올라 3% 안팎서 등락”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6월 물가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2021년 9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목표물가인 ‘2%대’ 를 유지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커서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친 모습이고, 8월 말로 유류세 인하 조치가 환원될 예정이라 향후 석유류 가격 하락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라는 점에서 2%대 물가를 국민들이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대로 진입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전달인 5월 3.3%보다 0.6%포인트p 낮아졌다. 2%대 물가상승률은 지난 2021년 9월(2.4%)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를 기록한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까지 하향 안정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 하락의 결정적 역할을 한 품목은 석유류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4% 떨어졌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하락폭이다. 세부적으로 경유는 32.5%, 휘발유는 23.8%, 자동차용 LPG는 15.3% 각각 내렸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1.47%p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서비스 가격 상승률 둔화도 물가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간 서비스 가격은 높은 인건비, 재료비 등이 뒤늦게 반영되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전달 상승폭(3.7%) 보다 줄었다. 반면 공공요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작년 동월 대비로 25.9% 올랐다. 지난해 인상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서비스도 외식 가격(6.3%)을 중심으로 3.3% 상승했다. 물가가 2%대에 진입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물가 2%대 유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석유류 기저효과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청도 이를 전망하고 있다. 이날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까지는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물가가 많이 안정될 것 같고 하반기는 그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물가 하락 일등공신 석유가격, 유류세 환원으로 반등?

석유류 물가의 반등이 예상되는 이유는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이라는 변수가 있어서다. 정부는 오는 8월말로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9주, 경유가 10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인하 조치를 이어갈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로서는 한 푼이라도 세금을 끌어 모아야 하는 상황과도 맞물려있다. 유류세 인하로 덜 걷은 세금만 지난해 5조5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유류세를 원복할 경우 기름값 상승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당국도 “유가흐름이 어떻게 될지, 국민 부담 등 다양하게 검토해서 향후 종료시점에 맞춰서 결정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견고한 근원물가 역시 불안요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지난달 3.5%를 기록했다. 전달 상승률 3.9% 대비 0.4%p 하락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4.1% 올랐다. 올해 1월(5.0%)과 비교해 0.9%p 내리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 4.8%를 기록한 후 4월(4.6%), 5월(4.3%) 상승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그 둔화세가 더디다는 평가다. 이에 한은도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지난 전망경로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하반기 근원물가 상승률을 2.9%, 연간 3.3%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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