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수상작으로 선정
지난해 같은 부문 수상작은 《오징어 게임》
《우영우》 《헤어질 결심》 수상은 불발돼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의 삶을 다룬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미국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을 받았다.
《파친코》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애플TV플러스가 한국 제작사를 거치지 않고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자체제작했다. 1910~1980년대 한국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다룬 이 작품은 애플이 만든 미국 드라마로 분류되지만 주연 배우들이 한국인이고, 한국 근현대사를 담고 있어 한국 관련 콘텐츠로 인식됐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가 주연 배우로 출연했고, 대사의 60%가 한국어다. 윤여정이 노년의 선자를, 신인배우인 김민하가 젊은 선자를 연기했고, 이민호가 젊은 선자의 연인 역할을 맡았다. 연출을 한 코고나다 감독, 저스틴 전 감독 역시 한국계 미국인이다.
《파친코》는 지난해 봄에 공개된 이후, 침략당한 경험을 가진 국가들의 아픔과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이민사회의 현실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향을 일으켰다. 타임은 “《파친코》는 역사적, 예술적으로 중요한 흔치 않은 작품”이라 평했고, 롤링스톤은 “예술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주제를 다룬다.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된 가족 대서사시”라 극찬했다.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는 미국 방송, 영화 비평가 600명으로 구성된 크리틱스초이스협회의 주관으로 1996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시상식이다. 올해로 48회째를 맞았다. 작품성과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을 두루 평가해 시상한다. 올해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 후보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함께 올랐다. 넷플릭스의 《1899》 《여총리 비르기트》 《클레오》, HBO맥스의 《가르시아!》, HBO의 《나의 눈부신 친구》, 애플TV+의 《테헤란》 등 굵직한 작품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다. 해당 부문에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르헨티나, 1985》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클로즈》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가 함께 후보에 올랐다. 수상의 영광은 인도 독립운동가들이 1920년대 영국의 식민 지배에 저항했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RRR:라이즈 로어 리볼트》가 안았다. 《헤어질 결심》은 이번 수상이 불발됐지만, 오는 3월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도전을 이어간다.
《파친코》가 상을 받으면서, 한국 관련 콘텐츠는 4년 연속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에서 수상했다. 한국적인 문화와 서사가 전 세계에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2020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감독상과 아역상(앨런 킴)을 받았다. 2022년에는 《오징어 게임》이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를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