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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내재적 가치 거의 없는 알트코인, 가장 큰 폭의 조정 예상”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식 등 위험자산은 가격 하락 리스크가 커진다. 가상자산은 과연 어떨까.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경기 회복세로 미국과 한국 등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예고돼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부동산과 주식은 물론 가상자산 가격은 조정이 예상되는데, 가장 큰 폭의 조정은 내재적 가치가 거의 없는 가상자산, 특히 알트코인(비주류 가상자산)에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시사저널 박정훈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시사저널 박정훈

기준금리는 오를까. 어떻게 전망하나.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예고돼 있다고 봐야 한다. 시간문제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 이상 올랐다. 경기 침체기가 아니라 평상시라고 봐도 많이 오른 수치다. 아직 고용지표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아 당장 테이퍼링(tapering·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실시하긴 어렵겠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금리를 순식간에 확 끌어올린다. 우리처럼 0.25%포인트씩 올리지 않는다. 3%대까지 금방 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기준금리를 미국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고 가상자산이 가장 크게 조정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그렇게 될 것이다.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주식과 부동산 모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가격 정상화가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에 가상자산이 가장 취약할 것이라는 점이다. 내재적 가치가 있어야 등락 폭이 크지 않고 버틴다.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든 내리든 살면서 버티면 된다. 그게 바로 내재적 가치다. 그런데 가상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거의 없다.” 

알트코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맞다. 가상자산 중에서도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알트코인이 가장 큰 조정을 겪을 것이다.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다른 사람이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살 것이라는 기대로만 형성돼 있다. 다른 사람이 살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내재적 가치도 없는 자산을 가지고 있을 이유는 전혀 없다. 팔아야 할 때 팔리지 않으면 가격 낙폭은 더 커진다. 그런데 가상자산 시장에는 시장 조정자가 없다. 가령 주식가격이 크게 떨어질 땐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산다. 그런데 가상자산 시장엔 그런 조정자가 없다. 중간중간 부침은 있겠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수순이다.”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보나.

“일단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기 같은 불법행위를 막는 게 급선무다. 지금 사람들을 말리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의 규율이 있어야 한다. 시세조정 행위 같은 사기는 정부가 막아줘야 한다. 과세를 안 하면 모를까, 과세를 한다면 불법·이상 행위를 막을 조치가 필요하다.”

과세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급한 이슈라고 보진 않는다. 세수에도 큰 도움은 안 된다. 다만 과세를 한다는 명분 아래 시장 정비는 가능해질 수 있다. 과세 정보는 정확하고, 보호돼야 한다. 거래소에도 의무를 지울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점검되면서 시장이 정비된다. 과세한다면 후속 조치들이 필요하다.” 

■ 우석진 교수는 누구?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정책평가를 주업으로 하는 실증 경제학자다. 전공 분야는 재정학이다. 정부가 국민 세금을 잘 쓰는지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뛰어나다.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재정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많이 내는 대표적 소장학자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경제학 학사·석사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88만원 세대》를 쓴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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