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빌게이츠, MS 직원과 불륜 인정…이사회도 사실상 ‘퇴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가 4월3일(현지 시각) 결혼 27년 만에 이혼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2019년 2월에 인터뷰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AP 연합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가 4월3일(현지 시각) 결혼 27년 만에 이혼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2019년 2월에 인터뷰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 AP 연합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를 둘러싼 불륜과 성추문이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27년 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아내와 이혼을 발표한 배경에도 빌 게이츠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이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까지 존재한다. 그간 MS 창업자로 억만 장자에 오르며 쌓아올린 명성도 함께 흔들리는 분위기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 이사회는 2019년 말 자사 여성 엔지니어로부터 자신이 과거 빌 게이츠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투서를 접수했다. 이 여성 직원은 2000년부터 수 년간 빌 게이츠와 성적 관계를 맺는 등 장기간 내연 관계를 유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MS 이사회는 외부 법률회사를 고용해 빌 게이츠의 불륜 폭로와 관련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3월 빌 게이츠가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도 사생활과 관련한 이사회의 조사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빌 게이츠는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자선사업에 더욱 힘쓰기 위한 결정이라고만 밝혔다. 이사에 재선임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갑작스런 퇴임이었기 때문에 의혹은 있었지만, 성추문 조사로 인한 사실상의 '퇴출'이라는 점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파장이 커지자 빌 게이츠는 대변인 브리짓 아놀드를 통해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대변인은 "20년 전 내연 관계가 있었지만 원만히 해결됐다"며 "빌 게이츠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빌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최근 이혼 발표를 한 것에 불륜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은 멀린다가 변호사를 고용해 본격적인 이혼을 준비하던 때가 2019년인 점을 감안하면, 여러차례 사생활로 충돌했던 두 사람의 결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이혼 발표 이후 터져나오는 불륜과 성추문 폭로에 휘청이고 있다. ⓒ 연합뉴스

끊이지 않는 성추문 폭로…"멀린다 분노"

이혼 발표 이후 빌 게이츠의 사생활 관련 폭로는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빌 게이츠가 MS나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종종 해왔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빌 게이츠가 2006년 MS 한 여성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저녁을 함께 먹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만약 불편하면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썼고, 직원은 결국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1∼2년 뒤 그는 뉴욕으로 출장 가던 중 동행한 여성 재단 직원에게도 "너랑 만나고 싶다. 나랑 저녁 먹겠느냐"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NYT는 게이츠 부부도 직장에서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라면서 당시 빌 게이츠는 멀린다의 상사였다고 짚었다. 또 빌 게이츠가 측근의 성폭력 범죄를 비밀리에 해결하려다가 멀린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빌 게이츠의 자산을 30년 넘게 관리해 온 마이클 라슨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약 3년 전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직접 빌 게이츠 부부에게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빌 게이츠는 비밀리에 사건을 해결하려 했고, 멀린다는 수사기관에 이를 알리고 직장 내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피해자와 합의를 한 뒤 라슨은 복귀했고, 멀린다는 이에 강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빌 게이츠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왔던 점도 멀린다가 이혼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2019년 8월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둘의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