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집단휴진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의료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협은 30일 “모든 전공의는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지침에 따라 단체행동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의사결정은 전날인 29일 밤 10시부터 30일 오전까지 밤샘 회의를 이어간 끝에 결정됐다.
대전협에 따르면,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의사결정은 첫 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해 부결됐다. 앞서 첫 투표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한 193명 중 49명(25.3%) 만이 파업 중단에 찬성했다. 96명(49.7%)이 파업 중단 반대를 선택했으나, 어느 한 쪽도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이후 대전협은 파업 등 단체행동 진행과 중단 여부에 관한 결정을 박지현 비대위원장에 위임하기로 한 뒤 재투표를 벌였다. "회의 결과에 따른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 안건에 대해 이뤄진 재투표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한 186명 중 반대 134명, 찬성 39명, 기권이 13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집단휴진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을 업무개시명령으로 고발하는 등 강경태세를 보인 것이 자충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28일 전공의와 전임의 대상 업무개시명령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10명에 대해 경찰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전협 내부에서는 이대로 파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강경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전협이 정부로부터 공공의료 정책에 대해 원점 재논의한다는 약속을 받고도 파업강행을 결정함에 따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대전협은 29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대전협과 직접 만나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관련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향후 의협과 대전협 등이 포함된 국회 내 협의기구를 설치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전협이 파업 지속 결정을 내리면서 대형 병원의 수술 ·입원 진료 등 의료 공백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대학병원에서는 외래진료 업무를 본격적으로 축소하고 나섰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서울대병원 내과가 외래진료 축소를 공식화한 데 이어 서울성모병원 내과에서도 진료 축소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