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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에 ‘부정적’ 행정수도 이전에도 ‘반대’
서울 지역 ‘국정수행 부정 평가’ 33.5→55%
서울 민심이 요동치는 첫 번째 원인은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서울 지역 집값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천정부지로 솟구치자 지난 6월17일 현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여론의 변화는 빨랐다. 서울 지역의 규제를 더 강화하는 종합부동산세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세를 발판으로 갭투자를 통해 집을 장만하는 수단이 원천 차단되면서 민심이 흔들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30대를 비롯한 서울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이 급변하면서 문 대통령의 서울 지역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실시하는 정기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았다. 총선 직후인 4월20~24일 조사에서 서울 지역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63.1%의 고공행진 결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긍정의 절반 정도인 33.5%에 그쳤다. 그런데 6월17일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민심은 달라졌다. 6월29일~7월3일 조사에서 부정 평가는 51.4%로 절반을 넘겼다. 7월말(20~24일) 조사에서 부정 평가는 55%로 더 늘어났다(그림①). 서울 민심 변화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파장 이전에 이미 서울 민심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 논란이 어느 정도 잦아든 이후에 부정 평가는 더 올라갔다. 부분적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영향을 주었겠지만, 제한적으로 보인다. 서울 민심은 ‘부동산 정책’으로 얼룩졌다. 서울 민심이 요동친 두 번째 이유는 ‘행정수도 이전’ 때문이다. 7월20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서울에 남아 있는 중앙부처 등을 세종시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부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되어 온 이슈다. 충분히 사전 검토하고 여야 간에 협의가 되고 난 후 발표될 이슈인데,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이전의 완성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야당의 정치적 평가는 달랐다. 부동산 정책으로 수세에 몰린 여당의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은 분명 매력적인 이슈다. 그럼에도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집값 안정화 정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수도 이전은 다분히 정치적인 효과가 큰 주제다. 부동산 정책으로 흔들렸던 2030세대의 관심을 모으고 지지율을 회복하는 데 묘책이 된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지만 2002년 이후 또다시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휘말린 서울 민심은 요동쳤다. 서울 민심은 긍정보다 부정 쪽에 가깝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7월21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청와대·국회·정부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는 행정수도 이전 찬성 의견이 53.9%로 절반 이상이었다. 그렇지만 서울만큼은 행정수도 이전 찬성 응답이 42.5%로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반대 의견보다 낮았다. 충청과 호남에서 찬성 의견이 모두 60%가 넘은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역력했다(그림②).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하면 찬성 의견이 더 많을지 몰라도 아직 서울 민심은 수도 이전에 방어적이다.내년 서울시장 선거 판세 ‘안갯속으로’
서울 민심이 요동치는 세 번째 이유는 ‘선거 영향’ 때문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내년 4월 서울에서 보궐선거가 열린다. 대통령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라 이목이 집중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서울 민심을 요동치게 만드는 원인 모두가 정부·여당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영향은 다음 해 대선 판세에 결정적이다. 부동산 정책과 행정수도 이전 카드로 서울 민심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서울 민심은 민주당 지지가 더 많았다. 그렇지만 최근 여론은 달라졌다. 선거 예상조차 2018년 지방선거나 올해 4월 총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7월21~23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 의향’을 물어본 결과 ‘여당 지지’ 의견은 37%, ‘야당 지지’는 49%로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절반이 훌쩍 넘는 55%가 ‘야당 지지’ 의견이다(그림③). 부동산 정책과 수도 이전에 선거 영향까지 더해지며 서울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여당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서울 시민의 견제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점이다. 임대차보호법,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이 국회에서 여당 주도하에 통과되었다. 2028년까지 수도권에 13만 호 이상을 공급하는 대책까지 추가 발표되었다. 과연 분노한 서울 민심이 잡힐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민심이 가장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세금 강화가 임대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고 임차인들은 전셋값 상승과 매물 실종을 걱정하고 있다. 내년 4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전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