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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판사 “증거 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양 전 대법원장 "모함" 주장하기도
향후 재판서 유죄 판결 가능성 높아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결국 구속됐다. 사법부 71년 역사 사상 초유의 일이다. 법원 스스로 전직 수장을 구속함에 따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은 피하게 됐지만, 향후 파장은 거세질 전망이다.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월24일 오전 1시58분께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구속을 결정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일하면서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반헌법적 처사를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과 관련해 검찰이 제기한 대부분 의혹에 연루돼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법관들에게 인사불이익을 준 혐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40여개 혐의를 적용해 엿새 전인 지난 1월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5시간여 동안 이어진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렇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게 수치스럽다”며 “모함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특히 검찰이 사법농단의 증거로 제시한 후배 법관의 수첩에 대해서는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수첩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 개입 관련 발언이 적혀 있는 걸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장 20일 동안 서울구치소와 검찰청사를 오가며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7개월간 이어진 사법농단 수사는 막바지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법원 스스로 사법농단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서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돼, 향후 재판에서도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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