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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심석희 2차 가해’ 의혹서 말바꾸기 논란
과거 수영연맹회장 비리 논란으로 사퇴한 지 6개월 만에 부활
거세지는 체육계 미투에 다시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비판의 화살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이 관리 소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여기에 빙상계 폭력과 파벌 논란의 배후로 지목된 전명규 한체대 교수 또한 이 회장을 정조준하면서, 이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과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 ⓒ 시사저널 박은숙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과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 ⓒ 시사저널 박은숙

이기흥, 심석희 만난 적도 없다더니…전명규 “셋이서 봤다”

전명규 교수는 자신을 둘러싼 빙상계 성폭력 은폐 의혹을 부인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장에서 이 회장의 과거 해명을 정면 반박하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앞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는 “이 회장이 내게 가해자인 조재범 코치를 ‘살려주겠다’고 말해 2차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대한체육회는 이 회장이 심 선수를 만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1월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교수는 자신과 심 선수, 그리고 이 회장이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리에서 이 회장이 유사한 내용의 발언을 했고, 나는 심 선수에게 (이 회장 말) 신경 쓰지 말고 시합에 전념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한체육회는 말을 바꿨다. 이 회장과 심 선수가 만난 적은 있지만, 그 같은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이 회장 측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비리 논란에 수영연맹장 사퇴한 지 6개월 만에 대한체육회장으로 선출

때문에 체육계에선 이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빙상계 미투 운동을 주도하는 젊은빙상인연대 측은 1월21일 오전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전명규 교수와 더불어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 회장은 임기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 10월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이 회장은 그해 3월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이었다. 이 회장 재임 당시 수영연맹은 임원들의 비리 정황이 드러나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 회장이 6개월 만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

당선 이후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후보에 스스로를 추천했다가 떨어져 논란이 일었고, 평창올림픽 기간 자원봉사자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갑질을 저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이기흥 회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일부 의원들이 체육계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이 회장을 지적한 것이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대한체육회 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책임감 있게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나 이 회장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남은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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