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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브랜드 달고 편의점 진출 논란…향후 가맹점주 피해 불가피

제너시스BBQ가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맹점주들 사이에선 잇속을 위해 자신들의 권익을 뒷전에 뒀다는 날 선 비판마저 나온다. 먼저 편의점을 통해 BBQ 브랜드 치킨 판매에 나선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러잖아도 과당경쟁에 내몰려 있는 가맹점주들이 이젠 편의점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맹점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치킨 값을 올려놓고 뒤로는 식재료 공급가를 인상하는가 하면,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할 리뉴얼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전가한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오너 일가는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BBQ치킨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문제 제기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BQ치킨 가맹점주 사이에서 가맹본부인 제너시스BBQ가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 시사저널 고성준
BBQ치킨 가맹점주 사이에서 가맹본부인 제너시스BBQ가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 시사저널 고성준
 

편의점 치킨 사업 진출해 가맹점 경쟁 심화

이 중에서도 가맹점주들이 가장 황당해하는 것이 편의점 진출이다. 제너시스BBQ는 최근 ‘시크릿 테이스트 치킨 바이 비비큐’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편의점 치킨 사업에 진출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편의점 내에 조리대를 갖추고 직접 튀겨내 부위별로 낱개 판매하는 형태다. 소비자들에겐 가까운 편의점에서 양과 부위를 기호에 맞게 치킨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제너시스BBQ는 현재 10곳의 테스트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점포를 늘려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치킨은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치킨전문점들이 일제히 치킨값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치킨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의 편의점 진출은 가맹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결정으로도 해석된다. 국내 치킨전문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커피전문점, 편의점과 함께 퇴직자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아온 데 따른 것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치킨전문점 수는 3만4303곳에 달한다. 이처럼 시장포화 상태가 계속되면서 점포별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다. 본지의 ‘문재인 정부 최대 뇌관…568만 자영업자의 위기(제1520호)’ 제하 기사에 따르면, 2015년 치킨전문점의 평균수익은 247만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하락 추세로, 2016년 직장인 평균 월급인 27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신규 가맹점 출점은 둔화되는 추세다. 특히 BBQ치킨의 위상 축소는 눈에 띈다. 그동안 매출 기준 업계 부동의 1위였지만 2014년 교촌치킨에 왕좌를 넘겨준 뒤 후순위에 머물고 있다. 가맹계약 해지 건수는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다. 실제 제너시스BBQ의 계약 해지 건수는 2015년 47건에서 2016년 48건, 2017년 8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같은 시기 교촌치킨의 계약 해지 건수는 6~12건에 불과했다. 결국 제너시스BBQ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편의점에 진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BBQ치킨 가맹점주들로선 제너시스BBQ의 편의점 진출이 달가울 리 없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는 물론 편의점 내 같은 브랜드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편의점들도 그동안 치킨을 취급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편의점 치킨은 치킨전문점보다 맛이 뒤처진다는 인식이 있었다. 사실상 치킨전문점의 경쟁상대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러나 제너시스BBQ의 편의점 치킨은 경우가 다르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질의 맛을 구현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특히 가격 경쟁력 면에서 가맹점은 열세다. 2만원 전후인 BBQ 치킨 값에 비해 세븐일레븐의 ‘실속1인세트(6500원)’와 ‘점보2인세트(1만3000원)’는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배달비 부담도 없다. 따라서 가맹점주들은 향후 제너시스BBQ의 편의점 진출이 확대될 경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배달을 중심으로 하는 치킨전문점과 편의점 치킨은 시장이 구분돼 있고, 편의점에 납품하는 치킨은 매장 치킨과는 전혀 다른 재료가 사용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위한 치킨값 인상이라더니…

편의점 진출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제너시스BBQ는 최근 식재료 공급가 인상마저 단행했다. 대상은 신선육과 올리브오일 등 9개 핵심품목이고, 인상폭은 최대 17.2%였다. 제너시스BBQ가 밝힌 공급가 인상 배경은 지난여름 폭염으로 인한 무 가격 급등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었다. 제너시스BBQ가 가맹점에 보낸 공문에는 ‘이번 공급가 인상이 2018년 11월12일 동행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치킨 값 인상과 함께 결정된 사항’이라고 명시돼 있다. 동행위원회는 일부 가맹점주로 구성된 협의기구다.

그러나 앞서 제너시스BBQ는 공급가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제너시스BBQ는 2017년 치킨 값을 올리려다 여론 악화와 정부 제동으로 보류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 치킨 값을 최대 2000원 인상했다. 명목은 가맹점주들의 수익 증대였다. 가격 인상 결정도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 직후 제너시스BBQ가 가맹점에 공급가 인상을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제너시스BBQ는 향후 공급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최근 또다시 공급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치킨 값 인상이 가맹점주들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제너시스BBQ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점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오너 일가, 각종 물의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

제너시스BBQ가 상생을 외면한 사례는 또 있다. 2018년 3월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할 매장 리뉴얼 비용을 떠넘긴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 철퇴를 맞은 것이다. 현행 가맹거래법에는 가맹본부의 권유 또는 요구에 따라 가맹점이 점포환경개선을 실시한 경우 비용 중 20%(확장·이전 40%)를 가맹본부가 분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BBQ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75명의 가맹점주가 실시한 리뉴얼 공사비 18억1200만원 가운데 가맹본부가 분담해야 할 5억3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 홍보에 앞장서야 할 오너 일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BBQ치킨 브랜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실제, 제너시스BBQ 본사는 2018년 12월18일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아들의 유학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윤 회장은 현재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윤 회장은 앞서 가맹점주를 상대로 갑질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 조짐이 일기도 했다. 또 윤 회장 아들과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자녀에 대한 편법 상속 논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얽힌 논란들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동행위원회를 통한 가맹점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풀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식재료 공급가 인상은 동행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이미 결정됐지만 가맹점주들을 위해 적용을 한 달 이상 미뤄온 것으로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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