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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업무와 형식적인 건강검진이 문제…인천, 전국서 최악

 

직장인이 하루 평균 11시간을 보내는 회사는 직원의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을까? 조사해보니 10점 만점에 6.2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업무와 형식적인 건강검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대의대·환경재단·​한국소비자연맹·​한국건강학회가 여론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직원건강관리체계'에 대해 조사했다. 한마디로 기업이 직원의 건강관리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살펴본 조사다. 

 

그 결과 기업의 직원 건강 관리 수준은 평균 6.2점으로 매겨졌다. 가장 후한 점수(9~10점)를 준 사람은 전체의 6.8%, 가장 박한 점수(0~3점)를 준 비율은 8.6%였다. 전체 응답자의 25%는 보통(4~5점), 59.7%는 양호(6~8점)라는 점수를 줬다. 권역별로는 충남이 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인천은 4.7점으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6.1점으로 전체 평균을 밑도는 점수를 받았다. 

 

야근 중인 직장인들(연합뉴스)

 

인천 4.7로 가장 낮아…충남이 7.9로 가장 높아

 

과도한 업무와 형식적인 건강검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직원의 건강관리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전체 응답자의 27.8%가 지적한 '과도한 업무 방지와 충분한 휴식 제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형식적 건강검진이 아닌 개인맞춤형 건강관리'(22.4%)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직장 내 운동 시설, 휴게실, 카페 등의 환경뿐만 아니라 직원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기업이 직원의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직장건강관리체계 평가 장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94.8%에 달했다. 관련 법률 제정에도 국민의 93.7%가 공감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직장 내 심장질환, 뇌졸중, 암,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2008년 직장건강관리체계를 자가적으로 측정하여 계획을 세울 수 있는 'Health Score Card(건강지표카드)'를 개발해 보급했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2016년부터 '건강경영 우량법인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윤영호 서울대의대 교수는 “하버드 보건경제 연구팀에 의하면, 기업의 건강관리 투자는 1달러당 의료비용 3.27달러와 결근 2.73달러의 절감효과로 나타난다. 직원의 건강관리는 비용이 아닌 투자다. 기업 대부분이 일회성의 건강검진이나 일부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직장인의 건강상태가 개선되면 건강 악화로 인한 직접 비용 외에도 결근율 감소 등 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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