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생리대' 의혹받은 업체가 공개한 시험 결과서에서 요오드와 세슘 발견
친환경을 내세워 사회관계망(SNS)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방사성 물질 검출 시험 결과서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그런데 그 시험 결과서에 핵실험이나 원자로에서 검출되는 인공핵종(인공적으로 핵분열을 일으켜서 만든 방사성 원소)이 기록돼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JTBC는 10월16일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기준치(148Bq)의 10배가 넘는 1619Bq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늘습관 제품을 판매해 온 일레븐모먼트 측은 10월17일 웹사이트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방사성 물질 검출 시험 결과서를 게재하고 "방사능 안전기준 수치인 100Bq/kg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체가 공개한 시험 결과서엔 라돈 수치는 없고, 요오드(I-131)와 세슘(Cs-134, Cs-137) 등 인공핵종의 검사 결과치가 나와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인공핵종은 자연에 없는 물질이며 우라늄과 토륨을 인공적으로 때릴 때 나오는 방사성 물질이다. 원자로나 핵실험을 하지 않는 이상 이 물질이 생리대에서 검출될 이유가 없다"며 "언론은 라돈이 나왔다고 했는데, 업체는 엉뚱한 물질의 수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능이 검출된 부분은 생리대의 흡수층에 있는 제올라이트 패치다. 이 교수는 "제올라이트는 도자기를 만드는 진흙 분말로 이해하면 쉽다. 규소, 알루미늄, 산소로 만든 다공성 물질이다. 업체가 제품을 홍보할 때 음이온·원적외선이 나온다고 한 것에 미뤄보면, 그 물질은 제올라이트가 아니라 모나자이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도 방사성 물질 검출 시험이 제품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구원은 10월18일 ‘오늘습관’ 생리대 라돈 검출 논란 과정에 대해 “(우리는) 방사능 함량 측정을 의뢰받았을 뿐 방사능 위해성 평가를 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구원은 오늘습관 측에 ‘측정된 수치는 라돈 존재를 입증하는 만큼 전문기관에 위해성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라는 것을 방사능 함량 자료를 전달할 당시에 구두로 알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