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 유엔 결의안 위반 소지 있고, 미국은 유보적 입장 보여
“금강산 관광 우선 정상화하자”… 가능할까?
무엇보다 걸림돌로 꼽히는 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다. 일단 유엔이 금강산 관광을 콕 집어 금지한 적은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가운데 ‘관광’에 대해 명시한 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은 현재 자국인이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그런 건 아니다. 중국에 본사를 둔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올해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월9일)을 앞두고 유럽과 중국 관광객들을 모집한 바 있다. 8월18일엔 백두산을 하이킹하는 호주․노르웨이 관광객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오바마 정부 땐 미국도 금강산 관광에 대해 딱히 선을 긋진 않았다. 2014년 8월 당시 미국 재무부 고위당국자는 서울 아메리칸센터에서 “금강산 관광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관련된 건 아니라고 본다”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미국은 대북제재 더 강조하는 입장
반면 지금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미국의소리(VOA)는 올 8월 초 한국의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해 미국 국무부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진 제재는 완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관광은 안 된다’고 못 박진 않았다. 그러나 대북제재가 더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게 될 현금도 문제로 지목된다. 유엔 대북제재안에는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을 지급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북한과의 금융 거래 자체도 금지됐다. 게다가 미국은 남북정상회담 전날인 9월17일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대북제재 위반에 일침을 놓은 상태다.유엔 대북제재안 위반 소지도 있어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관광료로 현금 대신 약품이나 식량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지급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유엔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허락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실무진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 나오기도 전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과거 금강산 관광을 주도했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9월18일 북측 실세 경제관료인 리룡남 내각부총리를 만나 “빨리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3대 경협사업이)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리 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