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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남북 대화 시사…미국엔 "핵단추 내 책상 위에" 위협

1월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육성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북한은 핵 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발사 등 전에 없이 강경 도발 일변도였던 탓이다. 이로 인해 유엔의 대북 제재를 불러 왔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 선제 타격론은 아직도 유효한 카드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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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일까.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남한을 향해 작년과 같은 강경 일변도의 발언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그는 오는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북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남한을 향해 대화를 제의하기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면서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월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면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는 말로 트럼프 정부를 자극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면서 “그 어떤 핵 위협도 봉쇄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켓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면서 “또한 적들의 핵전쟁 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반격 작전 태세를 항상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미중과의 대북정책 조율 강화 필요"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신년사에 대해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일단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와 남북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북핵 위협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국가핵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남북관계 개선에의 적극적 의지를 표현한 것이 올해 김정은 신년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며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대미 핵억제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표명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검토해온 연합군사훈련의 연기 결정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당국회담이 성사되어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탄도로켓의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를 지시함에 따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올해 보다 깊은 고민과 전략적이고 치밀한 대북 접근 그리고 미중과의 대북 정책 조율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남 유화책, 대미 강경책’ 전략을 들고 나옴에 따라 자칫 한미 간 갈등이 노출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잘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남북관계를 먼저 추진하는 쪽으로 전략을 취하는 것 같다”며 “이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한미관계의 손상을 막는 쪽으로 외교력을 옮기는 때가 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 제안을 받아 대화시)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지 않을까 싶다. 향후 한미 간의 이견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그동안 남한을 소외시키고 미국과 대화하려는 ‘통미봉남’ 정책을 펴 왔는데, 이번엔 한국을 지렛대 삼아 북미대화를 이끄는 ‘통남통미’ 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먼저 미국과 철저한 조율을 해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한미가) 하나의 목소리가 돼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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