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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출마 예정자 인터뷰]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정치에 물든 경남의 교육현장을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교육감 후보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혀온 박성호(60) 전 창원대 총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도전 의지를 이렇게 함축해 표현했다.   박 전 총장은 학생처장 등을 거쳐 2007년 6월 창원대 제5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후 2012년 총선 때 창원 의창구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후보로 당선돼 19대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하지만 2016년 총선에선 박완수 의원에 밀려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며 재선에 실패했다. 정치 외도를 끝낸 후 대학으로 돌아가 제자들을 가르치며 절치부심하던 그가 지난 12월 4일 본연의 꿈인 경남교육 수장 도전을 선언했다. 12월 12일 창원대학교를 찾아 박 총장의 포부를 직접 들어봤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교육감에 도전하는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 이상욱 기자
 

교육계에 몸담게 된 계기는.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 데는 평생 제 공부를 위해 헌신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해 평생 배움의 한을 간직한 아버지는 힘든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장남인 나를 교육시키는데 온 힘을 쏟았다. 아버지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교수가 되길 원했다. 결국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여태까지 교육계에서 보인 행보는.

 ‘교육은 사랑’이란 소신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아끼듯이 제자들의 학업과 취업에 최선을 다했다. 무역학과에 몸 담고 있을 때엔 학생들의 MT를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동행할 만큼 허물없이 지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학생들의 인적사항은 물론 성격, 집안 사정까지 알게 됐다. 이런 노력이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당시 무역학과 학생들의 취업률은 교내 최고를 기록할 수 있었다.  총장직은 자리 욕심보다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일념으로 맡았다. 당시 창원대학교의 졸업생 취업률은 40여 곳의 국립대 중 중간 수준이었다. 총장 취임 이후 우선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대학발전기금을 모집했다. 또 학생들의 진로상담 프로그램을 현실성 있게 고쳤다. 그러자 취임 첫 해에 국립대 중 4위, 이듬 해 3위, 그 다음 해에는 2위의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다. 국회 진출도 우리나라 교육을 일신하고픈 욕심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초·중·고교 교육은 정말 기형적이다. 입시제도 때문에 전인교육과 공교육 등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교육부를 개혁해야만 우리나라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판단해 국회로 진출했다. 

 

경남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는.

 국회에서 우리나라 교육을 개혁해 보려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그것은 해묵은 방식이었고, 교육현장이 스스로 변화해야만 교육이 제대로 설 수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은 교육자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경남교육을 이끌 준비된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출마를 결심했다.  최근 교육 현장은 정치에 물들면서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 장(場)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 와중에 아이들 교육은 방치되고 올바른 교육에 대한 고민은 실종돼 버렸다. 한마디로 교육의 정치화로 경남교육이 무너진 상황이다. 교육자로서 이런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정치에 물든 교육현장을 이제 아이들과 교사에게 되돌려 주려고 출마했다.  

현재 경남교육 현실을 진단한다면.

 먼저 내년 경남교육감 선거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싶다. 이번 선거는 무너진 경남교육을 살리느냐, 아니면 그대로 방치하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선거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대로 된 교육자를 교육감으로 선출하면 교육현장은 확 바뀐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이념에 편향된 인사로 교사를 줄 세우는 교육감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오직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는 유능한 교육자가 필요하다.  지금 경남교육은 ‘교육독립’과 ‘교육자치’라는 엄청난 과제를 안고 있다. 확실한 교육철학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물만이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의 경남교육을 새롭게 확 바꿔야만 경남교육이 제대로 설 수 있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 창원대 제공
 

학교공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육 본연의 목표는 ‘전인교육’이다. 학교는 단순히 학습능력만 키우는 단순한 기계식 공장이 아니다. 또 학교 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꾼다고 전인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가장 큰 문제다. 주입식 교육의 한계를 찾아내 극복해야 한다. 토론식 교육과 체험 교육으로 ‘수업’을 바꾸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살아날 수 있다. 창의력을 갖춘 우리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할 수 있다.  또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도 ‘수업을 바꾸자’는 정책에 포함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교육을 조명해야 한다. 즉 아이들의 생각과 자율성을 보장해 줄 때 비로소 학교가 바로 설 수 있다. 이렇듯 ‘수업’을 바꾸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오르고 교육 본연의 목표인 ‘전인교육’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경남교육감으로서 펼치고 싶은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학업성취도와 인격 함양을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수업’을 바꾸려고 한다. 주입식 수업을 토론식으로 전환하고 암기형 수업을 체험형으로 바꿀 것이다. 수업을 바꾸려면 교사가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다. 교실 등 교육시설도 개선해야 한다. 체험형 수업에 걸맞는 시설로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또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끝까지 살피는 교육현장을 만들겠다. 교육은 아이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기본인 만큼 공부를 못한다고 방치하거나 말썽을 피웠다고 포기해선 안된다. 그런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야 한다.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끝까지 살피는 교육현장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선거 캠페인을 어떻게 해 나갈 예정인지.

 대학에 근무하면서 초·중·고등교육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국회 교육문화상임위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 정책의 전 분야를 분석했고 교육 예산의 편성과 운영 과정을 모두 파악했다. 이런 풍부한 경험은 경남교육이 봉착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아직 교육 현장의 고충을 생생하게 파악하는 데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초·중·고등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부지런히 투어를 하고 있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후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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