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꼼꼼히 하는데도 구취 나면 내과나 이비인후과 찾아야
하루 세 번 꼼꼼하게 양치질하는 데도 입에서 역한 냄새가 가시질 않으면 사람과 대화를 꺼리게 된다. 입 냄새의 원인은 무엇일까. 의료진은 구취 원인의 85%를 입안 문제로 추정한다. 입 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화합물로 인해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강경리 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전신질환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안에 입 냄새의 원인이 있다”며 “특히 잇몸질환(치주염), 충치나 오래된 보철물에 낀 치태, 설태(혀 표면이 하얗게 혹은 검게 변하거나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증상)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약 3분 동안 입을 다문 뒤 입김을 ‘후’하고 불면 자신의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있다. 병원에서는 검사기기를 이용해 더 정확하게 구취를 측정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다. 칫솔질은 정확하게 구석구석 하도록 하고, 혀를 닦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도 제거한다. 그러나 잇몸질환이나 충치, 오래된 보철물로 인한 구취는 칫솔질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전문적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강세정제는 구취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가려주는 효과만 있다.
본인은 심한 입 냄새를 호소하지만, 객관적으로 구취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타인이 인지할 수 없는 주관적인 입 냄새는 후각 이상일 확률이 높다. 강 교수는 “칫솔질도 잘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도 받았으며, 치과의사의 검진을 통해 입안에서 구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 당뇨, 위장 질환이나 신장 질환, 간 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구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편도선, 축농증, 비염과 같은 문제도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과 같은 전신 질환도 구취를 일으킨다.
-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당뇨병, 신장 질환과 같은 병이 있어도 입 냄새가 난다.
- 당뇨병이 심하면 달콤한 과일 냄새 같은 아세톤 향의 냄새가 날 수 있다.
-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이 있으면 숨 쉴 때마다 소변 냄새나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는 생선비린내와 비슷하다.
- 간경화증 환자에서는 피 냄새나 달걀이 썩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 백혈병에서도 피 썩는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 비타민 부족, 철분이나 아연 등의 무기질 결핍증도 입을 마르게 해 입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