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확한 사인 파악 위해 국과수 부검 의뢰”
LG전자 MC연구소와 가산R&D캠퍼스 등이 위치한 서울 구로구 가산동에서 또 다시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께 LG전자 가산디지털센터 12층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LG전자 자동차 전장 파트에서 근무하던 김아무개씨로, 발견 당시 목을 매 숨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유서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유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국과수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김씨가 회사에 출근했다가 집에 귀가하지 않은 점, 가족들이 회사 직원들에게 김씨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점, 김씨가 목을 맨 상태에서 화장실에서 발견된 점 등을 감안,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김씨는 전날 사무실에서 밤새도록 야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씨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회사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2012년 이후 5번째 직원 돌연사 논란
가산동 LG전자 사옥에서 직원들이 자살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2년 5월 MC연구소 소속 연구원 조아무개씨가 6층 옥상에서 추락했다. 조씨는 급히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한 달 후인 2012년 6월에는 LG전자 협력업체 직원 이아무개씨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이씨는 당시 LG전자에 파견 나온 상태였다. 파견을 마치고 원래 다니던 회사로 복귀하기 전날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씨의 사무실 책상에는 사직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 사옥은 아니지만, 지난해 8월에는 LG전자 휴대폰 개발자 2명이 한 주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LG전자 측은 당시 “과로사는 아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자 2명의 3개월 치 근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야근과 특근은 없었다. 개인적인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일각에서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사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