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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재벌개혁 의지 도마에 올라
‘X파일’사건이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 본부장이었던 이학수 부회장이 홍석현 중앙일보사 회장과 만나 나눈 사적인 대화가 김영삼 정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재의 국정원)에 의해 도청·녹음됐고, 이 내용이 MBC에 의해 공개됐던 일을 말한다. 삼성의 비자금이 불법정치자금으로 사용됐다는 것이 당시 사건의 핵심 내용이었다. 당시 이 사건에 대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 일부와 시민단체들의 주장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특검법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 했다. 검찰 수사도 별 성과가 없었다. 문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여정부 핵심인사들의 자세였다. 2005년 8월 민정수석이었던 문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도청 사실에 대한 수사는 이미 국정원이 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검찰 수사도 병행되고 있다. 수사를 검찰에 맡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며 “특검에 대한 부분은 조금 어렵다. 오히려 특검에 맡긴다면 서너 달 후에나 (특검이) 활동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검찰 수사를 덮자는 얘기”라며 사실상 반대했다. 이 사건이 지금 와서 논란이 되는 것은 2005년 X파일 사건과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여러 모로 닮아 있기 때문이다. 두 사건은 모두 ‘정경유착’의 성격을 띠고 있고, 그 중심에 삼성이 있다. 여기에다 차기 대통령이 유력시 되는 문 전 대표가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위치라는 점에서 휘발성이 높다. 이 기자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그 때 참여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X파일 사건을 조사했다면, 삼성이 다시 정경유착의 중심에 서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삼성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면죄부를 받았기 때문에 죄의식이 없어진 것”이라며 “당시 대통령과 사정기관 사이를 조율하는 문 전 대표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했기 때문에 오늘날 이런 일이 재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문 전 대표도 삼성의 정경유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당시 당·정·청의 입장이 모두 같은 상황이었고 실제로 특검 착수에만 몇 달씩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전혀 없는 발언”이라며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는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공식적 대응과는 다르게 문 전 대표에게 이런 논란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점은 그의 대권 가도에 있어서 잠재적 우군이라 할 수 있는 진보세력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논란은 문 전 대표와 대결하고 있는 다른 주자들에게는 문 전 대표를 공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