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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경쟁적으로 (주)GS 지분 매입 주목
GS 최대주주 허창수 회장서 허용수 대표로
2015년 초 이상 징후가 나왔다. 4세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가 GS의 주식을 사들였다. 서홍씨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2015년 2월 옥산유통의 지분 20.26% 전량을 부친에게 매각했다. 이 회사 지분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GS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이다. GS그룹 4세 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인사는 이전까지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였다. 준홍씨는 허남각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말 기준으로 GS의 지분 1.67%를 보유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글로벌 대표(1.43%)․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 부장(1.37%)․허서홍 상무(0.76%),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0.49%)․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의 장남 허치홍 GS글로벌 과장(0.40%) 순이었다. 하지만 서홍씨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지분율도 소폭 변화됐다. 이후 한 동안 잠잠했던 GS그룹 4세들의 지분 매입 경쟁이 지난해 말 본격화됐다. 3세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2세대인 허완구 승산 회장 등이 10월 말부터 주식을 장내 매도하거나 증여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허완구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140만여 주를 내다팔았다. 이들이 증여하거나 매도한 지분을 3․4세들이 이어받았다. 우선 주목되는 인사가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허용수 대표와 허인영 승산 대표다. 두 사람은 허창수 회장과 사촌 관계다. 허용수 대표는 지난해 말 지주회사 지분 42만여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지분율이 5.16%로 높아지면서 허창수 회장(4.75%)을 제치고 개인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여동생 인영씨의 지분(1.62%)까지 합하면 7%에 육박한다. 허창수 회장과 장남인 윤홍씨가 보유한 지분(5.14%)을 모두 합해도 허용수 대표 한 명의 지분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GS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 경쟁을 촉발시켰던 허서홍씨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서홍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8만4000여 주를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1.18%까지 끌어올렸다. 허광수 회장의 지분(2.27%)을 합하면 3.45%에 달한다. 때문에 GS그룹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 경쟁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GS그룹 측은 “오너 일가끼리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은 잘못된 팩트”라고 밝혔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허완구 회장이 최근 타계하면서 보유 지분을 증여했거나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허용수 대표의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나머지 형제들이 지분을 사고 판 이유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GS그룹의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재계에서는 ‘포스트 허창수’에 대한 갖가지 관측이 나왔다.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 허용수 대표다. 최근 허 대표가 허창수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하면서 여전히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LG, SK, 한화 등 주요 그룹은 후계자 1명이 그룹을 물려받아 경영해 왔다. 하지만 GS그룹 오너 일가끼리 논의하는 ‘선단 경영’을 표방한다”며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뀌었을 때는 오너 일가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GS그룹 측 “허완구 회장 타계로 일시적 지분 변동”
특히 허 회장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입지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의 중심에 허 회장이 이끄는 전경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정부의 재벌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위기에 빠졌다.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전경련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임기가 끝나는 2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함께 동반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15곳은 최근 전경련 탈퇴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그룹의 승계 논의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