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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트럼프 취임으로 시장 흔들 수 있는 위험요소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이 증시 반등을 가져올까?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가 증시시장에 친기업적 분위기를 몰고오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었을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환경이 경영자와 투자자들의 ‘동물적 감각’을 일깨울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왔다. 투자자들은 2017년 새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며 그것이 자신의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은 증시시장에 강력한 한방과 이에 뒤따르는 성장을 부를 수 있지만 그에 앞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위험요인들 역시 많다”면서 2017년에 예상되는 잠재적 투자리스크 6가지를 분석했다. 이 6가지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비한다면 성공적으로 상승 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니, 어디 한번 살펴보자.

 

ⓒ AP연합·pixabay

 리스크 1. 바로 ‘당신’ 

 

자신감이야말로 투자자를 가장 위험한 상태로 몰아넣는 주범이라고 마켓워치는 말한다. 지난해 미 대선 이후 투자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적 행보와 이에 따른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인베스터스인텔리전스(Investors Intelligence)의 심리지표와 미국개인투자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Individual Investors)의 서베이 심리조사 결과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팽배한 낙관주의를 가리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런 심리지표는 결코 시장의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측정도구가 될 수는 없다. 다만 기대심리에 부풀어 오른 시장이 갑작스런 후퇴 앞에 얼마나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될 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될 순 있다. 마켓워치는 지금이 바로 이런 시기라고 진단한다. 투자자가 지나친 자신감에 빠져있는 순간, 그들은 안일해진다. 안일함은 갑작스러운 증시 요동 앞에 취약하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순간이야말로 ‘역투자’를 할 적기인 셈이다.

 

미국의 종합자산관리회사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심리지표는 상승하겠지만 이미 시장동력은 사라지고 있다”며 “증시 조정이 이뤄지면 풍선에 김이 빠지듯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스크 2.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 트럼프’를 빼고 글로벌 경제를 말할 순 없다. 글로벌금융기관 크레딧 스위스 제임스 스위니 애널리스트는 “정치학과 경제학에 있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베를린 장벽 붕괴,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에 견줄 만한 거대한 전환점이었다”고 감히 평가하기도 했다. 세계 증시에 영향을 주는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일거수 일투족에 출렁이고 있다. 

 

많은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정말 그가 말했던 기업친화적이고 기업과 개인의 자율에 내맡긴 시장이 펼쳐질까. 

 

현실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자문회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금 정책이나 정부 지출, 규제 완화 등에 대해 무시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며 “이를 시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의 말처럼 트럼프가 워싱턴에 들어서는 순간 그가 내뱉었던 말과는 다른 상황들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리스크 3. 포퓰리즘 

 

트럼프의 승리는 투표자들의 포퓰리즘적 심리를 건드린 측면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들은 2017년이 되면 포퓰리즘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유럽을 주시하라’고 말한다. 브렉시트 이후 ‘고립주의’ 물결에 영합한 포퓰리즘이 유럽 대륙을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극우정당 극우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며 5월과 6월 있을 대선에서 포퓰리즘 정부의 출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각각 3월과 6월에 대선을 앞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서도 역시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리스크 4. 중국 

 

트럼프만큼 파급력이 큰 리스크,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국가부채가 2016년 GDP의 270%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지고 있는 거대한 부채는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이미 잔뜩 고조 중인 미-중 무역마찰과 군사충돌 가능성에 더해 ‘중국발’ 미국채 대량매각 사태가 발생한다면 거대한 규모의 금융위기가 몰려올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망했다. 세계가 올 가을 열릴 중국공산당의 인민대표회의를 주시하는 이유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리더십이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이 예상되는 가운데 무역, 환율, 국가부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방향성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5. 무역전쟁 

 

또 트럼프다. 트럼프는 이미 1980년대부터 무역전쟁에 호전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대선 후보시절부터 자국 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배타적 고립주의 등 일관된 무역 정책을 추구해 왔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 ‘무역전쟁’을 지휘한 국가무역위원회(NTC)을 설치하기도 했다. NTC의 수장은 반중(反中)․보호무역을 주장해온 피터 나바로다.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무역 이슈를 어떻게 풀어갈 지 분명히 보여주는 인사다. 

 

 

 리스크 6.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불러올 지정학적 위기 

 

트럼프는 최근 미국이 고수해오던 ‘하나의 중국’ 정책을 버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시작은 트럼프의 전화 한통이었다.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3일(현지시간)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축하 전화를 받고 환담을 나눈 것이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대만과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의 일부분으로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 왔는데 37년 만에 이 관행을 깨는 듯한 행동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의 ‘관행 깨기’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길 즐긴다. 그는 트윗을 통해 자신의 평소 생각에 대해 거침없이 올리고 자신이 싫어하는 미디어나 특정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그 내용도 정치 이슈부터 경제 이슈까지 망라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의 트윗에 전 세계 주식이 출렁거린다.

 

그러다보니 그의 트윗을 기업 주식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트윗 한 마디가 미국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주다 보니 ‘트럼프 트윗 알림 앱’까지 등장한 것이다. 결국 우리는 트럼프가 한밤중에 날린 별 의미 없는 트윗 하나에 요동치는 주식시장을 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리스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인에 반대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제 여러 기업들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찾은 소로스는 1월1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른바 ‘트럼프 랠리’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줄일 것이란 기대감에서 이뤄졌던 것”이라며 “하지만 그 불확실성은 정점까지 와 있고 실제 불확실성은 장기투자에는 최대의 적(敵)”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소로스는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 방향성에 대한 베팅을 잘못해 10억 달러(약 1조179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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