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풀스크린 아이폰은 등장할까
작년 이맘때였다면 이런 기사를 봤을 수도 있겠다. '애플이 내놓을 2016년의 새 제품은 무엇일까?'
원래 애플은 이런 기사를 쓰더라도 확인을 일체 해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루머들 중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것들이 어울려 하나의 예상 기사를 이룬다.
지난해 연말에 나왔던 기사를 한 번 살펴보자. 2016년 애플 신제품 중 가장 기대를 받았던 건 아이폰7이었다. 당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두 가지 기종이 나올 거라는 예상은 결과적으로 들어맞았다. 반면 그 혁신의 정도는 예상과 달랐다. 작년 이맘 때 예상은 이랬다. “디자인이 변화할 거다. 기존의 이어폰잭을 없애면서 더 슬림하게 만들 것이고, 이어폰잭은 라이트닝포트를 통해 대체될 것이다. 엣지투엣지의 전면 스크린으로 베젤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게 많이 나왔던 예언이었다.
결산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던 예언이었다. 두 가지 기종이 나왔고 이어폰잭 대신 라이트닝포트를 활용하는 것까지는 정답이었다. 다만 베젤이 사라진 전면 스크린 방식은 채택되지 않았다.
올해도 역시 애플 제품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일각에서는 과거 여러 해를 두고 ‘애플의 빅 이어(Big Year)’라는 평가는 접어두는 게 좋다고 말한다. ‘2017년을 두고 보라’는 뜻이다. 작은 스마트폰 전략을 버리고 커진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애플의 자산을 급증하게 했다. 물론 2016년은 약간 주춤했다. 아이폰7 시리즈의 혁신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던 애플이다. 반면 ‘혁신을 위한 1보 후퇴’, ‘숨고르기’라는 평가도 상존했다. 이런 두둔의 배경에는 2017년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2017년 애플 신제품에 관한 소문들이 현실이 된다면 이런 평가는 실제로 전망이 아닌 진실이 될 수 있다.
△ 드라마틱한 아이폰의 혁신
매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애플의 CEO는 발표 자리에서 “이번 모델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강조해왔다. 그 말이 맞은 적도 있고 틀린 적도 있다. 하지만 2017년에 나올 아이폰이 소문대로만 된다면 정말 걸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되돌아보면 애플에서 ‘혁신’을 말했던 최근 3년간 사람들은 더 큰 혁신을 바랬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애플은 그런 기대를 배반한 셈이 됐다. 이 시기 동안 등장했던 아이폰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방수 기능을 갖췄고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됐지만 반드시 내 손에 쥐고 싶을 만큼의 무언가가 빠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반면 2017년은 아이폰에도 의미가 깊은 해다. 출시 10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기념으로 디자인이 대폭 바뀌지 않을까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7s’ 혹은 ‘아이폰8’일 수도 있는 차기작은 무선 충전을 지원할 개연성이 높다. 실제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되기 전에도 이런 소문은 돌았다. 지난 해 상반기에 블룸버그는 아이폰7이 무선 충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것도 현재 기술보다 진일보된 무선 충전이 될 것이라고 봤다. IT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도 비슷한 의견을 펼쳤다. 애플이 초음파를 이용한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유빔(uBeam)에서 2명의 기술자를 영입한 행보 때문이었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일부는 무선 충전이 가능한데 이들은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접촉해야 한다. 반면 유빔의 기술을 이용하면 초음파를 사용해 90cm나 떨어진 곳에서도 안전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이폰에 있는 홈버튼이 사라진다는 루머도 있다. 그럴 경우 몸집은 작지만 전면 풀 스크린을 탑재하는 게 가능하다. 실제로 2017년에 등장할 아이폰 중에는 OLED스크린이 탑재된 프리미엄 버전이 출시된다는 소문이 있다.
△ ‘애플워치’의 새로운 탄생?
아이폰7 시리즈만 변하지 않는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변한다. 애플은 올해 9월 애플워치 2세대를 출시하면서 1세대 보다 가격을 다운시키고 배터리 수명과 기기 기능을 보완했다. 하지만 1세대와 흡사한 모양에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추계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2016년 3분기에 약 110만대가 출하된 것으로 짐작된다. 대부분 1세대며, 3분기 막판에 등장한 2세대를 합친 총량이 110만대다. 스마트워치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무르익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애플 역시 ‘왜 스마트워치를 사야하는가’에 대한 매력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CEO인 팀 쿡은 애플워치의 연말 쇼핑 시즌 판매량이 신기록을 기록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게다가 애플워치가 디자인적으로 변화를 꾀한다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애플워치는 사각형이었지만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에 출원한 특허는 원형 디자인을 띤 스마트워치가 등장한다. 실제로 그동안 애플워치의 ‘사각형’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 구글을 뛰어넘는 ‘스마트 글래스’의 등장
애플이 스마트 글래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초소형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이야기는 2016년 중반에 제기됐다. AR글래스 제조사인 ‘오스터하우트디자인그룹(ODG)’의 수석 엔지니어 출신인 존 보더가 애플에 영입된 것도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다. 팀 쿡의 발언을 되새겨볼 필요도 있다. 지난 해 6월에 있었던 실적 컨퍼런스에서 그는 유독 ‘AR(복합형 가상현실)’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소비자들에게도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 글래스 사업은 성공한다면 잠재적 수익이 큰 사업이다. AR 산업은 급격히 발전할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Digi-Capital)은 현재 10억 달러 규모인 AR 시장이 2020년에는 약 120배나 커진 1200억 달러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애플에게 아이폰이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스마트 글래스를 무선으로 아이폰과 연결한 뒤 이미지 등의 정보를 착용자의 시선에 표시하는 형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잠재적으로 AR이 탑재될 것이다. 아이폰을 들고 포켓몬을 잡는 모습 대신 글래스를 끼고 포켓몬을 잡는 게 가능해질 수 있다.
시장 여건도 이전에 실패한 ‘구글 글래스’ 때와는 달라졌다. 구글은 실패했지만 메시지 앱인 ‘스냅챗’은 성공하고 있다.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안경인 ‘스냅챗 스펙타클’이 지난해 11월 나왔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스펙타클을 판매하는 자판기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은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분위기가 꽤 무르익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애플은 아직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8년에는 나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