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국학 현장을 가다-⑫] 응우엔 티 탐 베트남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박사 인터뷰
베트남 정부 아래에는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가 있다. 사회과학원은 지역을 나눠서 연구한다. 한국은 일본, 대만, 북한 등과 함께 동북아연구소의 연구 대상이다. 중국은 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연구소가 따로 있다.
동북아연구소는 해당 국가의 경제와 사회, 문화, 국방 등 다양한 부분을 연구한다. 분야별 연구 외에 지역별 연구도 한다. 베트남은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연구센터가 따로 있다. 베트남 한국학 1세대인 응우엔 티 탐 박사는 이곳에서 한국을 연구하고 베트남 정부에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베트남의 한국학이 가장 질적으로 발전된 형태는 동북아연구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동북아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동북아연구소에는 7개 연구실이 있다. 3개는 국가학이다. 지리적으로 구분해 한다. 한국연구센터도 그중 하나다. 나머지 4개 연구실은 분야별로 나눈다.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문제 등을 연구하고 제언한다.
베트남은 한국을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과 베트남이 1992년 수교했으니 내년이면 25년이 된다. 생애주기로 청년이 된 거다. 한국과 교류의 역사가 길지 않아도 아주 급격히 친밀해졌다. 25년이란 숫자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한국 이야기가 농촌 골목에서도 나올 정도다. 대중문화나 정치 이야기, 음식, 화장품, 약, 그리고 성형수술까지 이야기된다. 게다가 결혼 문제도 있다.
한국학에 관한 교육도 베트남 정부가 권장하는가.
일단 국립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친다. 다른 대학도 한국어 혹은 한국학 관련 학과를 많이 설립하고 있다. 4년제 대학뿐만 아니라 전문대에서도 한국학이 생기고 있다. 전문대까지 합치면 20개 대학에서 가르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언어센터도 많이 생겼다. 이 모든 걸 베트남 정부가 허락한 거다.
한국어를 하는 분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한국학은 한국어만 해서는 안 되지 않나.
한국학은 한국어도 포함하지만 더 많은 게 포함돼야 한다. 베트남 한국학은 한국어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학은 20년 넘었지만 대학에서도 한국어 중심으로 편성되고,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비즈니스 요청 등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학문을 할 시간이 없다. 자기 연구를 할 시간도 없고 강의도 못한다. 우리 세대가 더 열심히 공부해 한국학 강의를 하고 언어 말고도 다른 분야의 한국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지금 같은 환경에서 한국학이 질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제가 연구자니까 우려가 많다. 우리 연구소 쪽도 연구자가 부족하다. 학교의 강사가 되면 전공을 놔두고 한국어를 가르쳐야 된다. 깊게 연구하는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베트남과 한국의 교류는 여러 분야에서 깊게 이뤄지지만 한국학 연구 강의는 진전 속도가 더디다. 한국학과 비슷한 90년대 초반에 베트남에 사회학이 생겼다. 지금 사회학은 튼튼한 전공이 됐지만 한국학은 아직 학술적으로 튼튼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