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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 어떻게 해야 할까

© 시사저널 임준선

 

 Q ​​​ ​​​​60대 초반이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가끔 잠을 설치는 경우는 있지만 요즘처럼 잠을 못 자서 고생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욕을 먹는 사람은 너무 욕을 먹어서, 욕을 하는 사람은 너무 화가 나서, 저처럼 바라보는 사람은 너무 뜨거워서 잠을 이루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이 탓도 있고 세상 탓도 있겠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뜨겁게 느껴집니다. 저부터 바뀌어야 할 텐데요. 잠을 못 이루는 이유를 세상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어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A ​​ ​​​​불면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마음이 뜨거워서 잠을 못 이룬다면 밖에서 이유를 찾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갈 수 있게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뜨거운 가슴을 잠재우고 불면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면의 이유는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머릿속에 있는 송과체가 약해져 멜라토닌이 부족해지고 생체리듬이 흐트러지면서 불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전두엽의 흥분이나 충동을 억제하는 뇌세포가 약해지면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잘 내기도 하고 불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스트레스가 에피네프린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카테콜아민을 많이 분비시키고 교감신경을 과하게 흥분하게 만들어 잠을 이룰 수 없게도 합니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거나 인삼 같은 보양제나 일부 약물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불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전에 운동이나 게임을 심하게 하는 것도 교감신경을 과하게 흥분시킬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신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잠을 자려고 할 때 잠이 오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외에도 불면의 이유가 다양하지만 만성피로가 있는 경우 칼슘 채널의 기능이 떨어져 뇌세포가 계속 흥분상태에 놓이게 되므로 머리가 맑지 않고 붕 떠 있는 느낌과 함께 불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이유로 잠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냥 누워서 밤을 새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질적인 불면으로 약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잠을 잘 못 이룰 때는 그냥 밤새 뒤척이는 것도 좋습니다. 진료하다 보면 잠을 한숨도 못 잔다고 하는 사람이 왕왕 있는데, 그래도 일상생활은 그럭저럭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이 가능한 이유는 본인의 생각과는 달리 잠깐이더라도 잠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밤새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뒤척였는데도 옆에서 보는 가족은 코를 곤다고 핀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 생각과는 달리 깊은 잠은 아니지만 잠깐씩이라도 잘 수 있고, 누워 있는 것 자체도 몸을 쉬게 하는 것이므로 다음 날 피로가 아주 심하게 생기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고 시간이 아까워서 일어나 활동을 한다면 큰일이 생깁니다. 정말 한숨도 못 자게 되고 몸을 쉬지 못해 다음 날 잠을 못 잔 후유증이 바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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