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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3일 비공식 대선출정식 가진 이재명 성남시장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의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이 10월20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3000명(경찰 추산 2000명)의 사람들이 모였고,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이동형 작가가 진행을 맡았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한 명의 후보로 그가 가진 생각들은 어떨까. 이날 이 작가와 이 시장이 묻고 답한,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과 현재 정국에 관한 의견을 통해 이 시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동형 작가 : 오늘 아침(10월23일) 경찰의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강제집행 소식을 듣고 행사를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들었다. 경찰의 명분 쌓기이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같다. 일부러 유족, 시민단체와 충돌을 불러일으켜 최순실∙우병우 논란을 덮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재명 성남시장 : 그래서 해시태그(게시글에 꼬리표를 달아 검색과 분류를 용이하게 만든 것)에 ‘그런데 최순실은?’을 써야한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순실이 전제국가’다. 모녀가 다 해먹는다. 수치스럽다. 나쁜 사람한테 지배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이런 저질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선 건국 600년~”으로 시작하는 출마 연설을 했다. 맨 끝부분에 “하도 공식, 공식하기에 오늘 자리를 공식 출마 자리로 갖겠다”고 했다. 공식으로 안하면 신문에서 안 써준다고. 오늘 이 자리를 (출마 선언하는) 공식적 자리라고 볼 수 있나.

 결혼을 할 때도 식장에 갈 때까지 준비를 해야 한다. 사랑한다고 하고 뽀뽀도 하고 발표하고 그 담에 식하고 혼인신고 해야지 아무 때나 선언하면 되겠냐. 마음만 먹었지만 빨리 하려고 한다. 미래상을 선명하게 만들어 제시하겠다. 빨리 해야 공식 여론조사에서 못 뺄 것 같다. 점잔 빼는 건 아니다. 

(지지율) 두 자릿수, 갈 것 같은가.

 어려울 것 같다. 유격대 수준인데 정규군보다 성장할 수 있겠나 싶다. 여러분들이 (제 지지율) 10%를 달성해주는 방법은 하나다. 내가 나온 뉴스를 탑에 올리는 방법은 댓글을 죽어라고 쓰는 것이다. 또 손가락으로 ‘좋아요’를 눌러주면 된다.  
©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었다. 문화∙예술인의 밥줄을 끊을 것 같은데 저도 들어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마주하는 비정상적인 두려움과 전쟁을 해야 한다. 우리 사회 다수 구성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치구조, 제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소수 기득권자 중심의 사회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 평화를 말하면 종북으로 몰리고, 평등을 얘기하면 공산주의자로 몰릴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재벌 해체를 얘기하면 경제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얘기했다가 나만 불이익을 입거나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보면 정부가 자신이 받고 있는 의혹을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이번에는 정부의 빨갱이 프레임이 터무니없었다. 저는 하도 빨갱이라고 저지를 많이 당해서 이제는 무슨 얘기를 해도 빨갱이라고 안하더라. 성주∙김천가면서 준비 많이 하고 갔는데 아무도 언급을 안 해줬다. 종북, 반국가적 행위라고 아무도 말을 안 해줘서 요새 외롭다. 종편 채널들은 총선 전에 엄청난 거짓말을 했다. 왜곡도 일삼았다. 모든 사람들이 큰일 났다, (새누리당 의석이) 200석까지 넘어가는 것 아니냐 우려하게끔 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막상 개별적 행동을 한 결과를 합치니 완전히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나 혼자니까 하면서도 투표소에서 가서 자기 의사 표현을 해보니 세상이 바뀐 것이다. 종북 얘기하면 전 좋다. 우리는 눈에 띄어야 한다. 지방에 있는 변방 벼룩 수준인데 눈에 안 띄면 안보이고 관심도 안 가진다. 종북이니 뭐니 할 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저도 대치를 심하게 하면 무섭다. 저도 두려움이 없는 또라이는 아니다. 다만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혁명적 변화를 주로 제시하시는데, 시대가 암울하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보통 혁명이라고 하면 빨갱이를 생각한다. 안 그래도 손가락 혁명군에 가입한다며 “조직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조직하고 스스로 싸워서 이기는 것이지 아무도 조직하지 않는다.   

혁명적 변화 키워드에서 ‘작살’이라는 말이 있는데.

 가만히 앉아있어도 10억짜리 말이 들어오고 호텔이 통째로 들어오는데 양보를 하겠나. 양보를 기다릴 수 없다. 기득권들을 우리의 힘으로 깨나가야 하는데 그걸 ‘작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과는 ‘타협’을 해야 한다. 진짜 보수들도 병역비리∙방위비리 하는 사람들은 작살 내길 바란다. 안보의 이름으로 나라를 망치는 사람들에 대해 진짜 보수도 분개한다. 보수의 이름으로 숨어있는 쓰레기들을 작살을 내자는 말이다. 

어떤 분들은 이 시장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던졌던 분이고, 대의를 위해 큰 길로 가신 분이다. 그 ‘버리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아팠다. 새로운 질서와 희망을 추구하는 측면에서는 ‘친노’가 맞지만, 제2의 누구이진 않는다. 다 넘어야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6남매 아버지’께서 보육, 육아 정책에 혁명적 변화를 부탁한다고 한다.

 ‘리터루족’이라고 리턴한 캥거루족이라는 것이 있다. 자식이 품으로 도로 들어오는 것인데, 그걸 우려한다. 그래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고, 인구가 줄어들고 미래가 암울해진 상황이다. 출산∙보육∙교육은 국가적 과제다. 정치든 삶이든 농사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추수를 하기 위해 밭을 갈고 있지 않다. 뺏거나 수렵하러 들판을 다니고 있다. 가을을 위해 봄에는 밭을 갈아야 한다.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국가 안보 문제다. 많은 분들이 더불어민주당 혹은 야권의 인물이 집권하면 안보가 약해진다, 그래서 나라를 못 맡긴다는 주장이 있다.

 안보는 보수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 보수 집단은 지극히 안보에 무능하다. 국가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보수의 가치인데 국가를 지키라고 준 돈을 해먹는 게 말이 되나. 핵을 개발하자는 헛소리까지 나온다. 북한을 이기기 위해 남한이 미친 짓을 할 것인가. 군 복무 기간을 줄여야 한다. 군인 수 63만명을 유지할 이유도 없다. 군 복무기간을 6개월 정도로 줄이고, 군을 첨단 스마트 군대로 만들어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진정한 안보고 국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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