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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이재명 성남시장∙박원순 서울시장 서울대병원 방문해 정부 규탄

  

10월23일 오전 경찰이 물대포에 맞아 투병 끝에 숨진 고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나섰다가 유족들의 반발로 철수했다. 경찰은 유족의 입장을 확인하고 한발 물러섰지만 “아직 (만기까지) 이틀이 남아있으므로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영장 집행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경찰의 강제집행 시도가 논란이 된 10월23일 오후 6시 경,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 백남기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에 방문했다. 이 시장과 박 시장은 유족들의 동의 없는 부검 시도를 강하게 규탄하고 반인륜적이고 반민주적인 영장 집행 시도를 막아서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10월23일 저녁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상황실에서 고 백남기씨 유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시사저널 조유빈

 
경찰은 이날 “유족들을 만나 충분히 협의하려 했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상황실에서 이 시장과 박 시장을 만난 유족 측은 “협의한다고 해놓고 영장 내용을 보여주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유족과 만난 박 시장은 “부검이 아니라 특검이 필요하다”며 “영장 내용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사인이 분명한 상황에서, 유족이 원하지 않은 것을 강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부검이라는 것은 사인이 불분명할 때 사인을 밝히는 것이다. 동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이 밝혀졌고, (물대포의) 위력도 밝혀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부분과 경찰이 은폐하려던 부분도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명백하다"며 부검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시사저널 조유빈

 

이 시장은 “국가의 폭력에 의해 국민이 죽었다”며 “시신 탈취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기하는 상황이 가슴이 아프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물대포에 의한 뇌 손상이라는 사인이 명백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건 증거 조작의 의도가 있다. 최순실 가족들의 무절제한 부정비리, 소위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부정부패 스캔들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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