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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배터리 결함이 발견된 갤럭시노트7을 모두 새것으로 바꿔주는 리콜을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리콜하는 스마트폰 기기의 숫자와 그 액수가 어마어마하다보니 이번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 리콜로 삼성이 지불해야 할 액수는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9월7일 라이벌 애플이 아이폰7 시리즈를 내놓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번 리콜에 대한 관심은 꽤 큽니다. 삼성의 리콜에 대한 평가부터, 리콜로 생길 삼성전자의 손익, 그리고 리콜 조치 이후의 전망 등에 대해 전문가나 관련 단체의 입을 빌려 보도하고 있습니다.

 

IT(정보기술) 전문매체인 시넷(CNET)은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삼성의 이번 리콜 방법에 대해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컨슈머리포트는 리콜 발표가 난 이후 “9월2일을 기준으로 갤럭시노트7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씨넷은 컨슈머리포트가 “삼성전자는 미국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CPSC)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 정부가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자사 리콜’에서 ‘정부 리콜’이 돼야 한다는 게 컨슈머리포트의 주장인데요. 이 정도면 상당히 셉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9월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리콜 결정에 좋은 평가를 내리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삼성이 실수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민하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Moor Insight&Strategy)의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의 입을 빌려서 말입니다. 이번 리콜이 9월7일 공개될 아이폰7 시리즈의 판매에도 임팩트 있는 영향(애플에 매우 유리한)을 줄 것 같지 않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테크타임스 역시 삼성이 리콜을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효율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판매한 갤럭시노트7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삼성은 이 문제에 대해서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리콜의 스케일이 자부심 강한 삼성에서 유례 없던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번 리콜 문제의 본질을 따져보면 “삼성의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고 말합니다. 크레딧스위스는 리콜과 제품 선적 지연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봤을 때 1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로이터는 국내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빌려 교체 비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내놨습니다. 수거한 리콜 전화의 부품을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갤럭시노트7 이미지 캡쳐 ⓒ삼성전자 홈페이지


워싱턴포스트는 “단기적인 재정 손실보다 뼈아픈 건 명성에 흠집이 난 것”이라고 보도하며 로이터와 궤를 같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리콜 조치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시간의 증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애플보다 먼저 신제품을 발표했던 그 ‘시간’입니다. IDC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마는 “아이폰에 대항해 시간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증발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서는 어느 정도 충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브라이언 마는 ‘배터리 폭발=삼성’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전에 재빨리 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이번 사건은 미국 심야 토크쇼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월7일 라이벌 애플이 내놓을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 발표를 앞두고 삼성이 애플에 선물을 줬다는 보도도 적지 않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비슷한 언급을 했습니다. “타이밍이 삼성에게는 참 안 좋고 애플에게는 좋다”는 미국 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조프 블래버 부회장의 코멘트를 언급했습니다. 반면 리콜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해석도 동시에 실었습니다. 잭도우 리서치의 얀 도슨 테크 애널리스트는 “리콜 조치를 내릴 경우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도 “배터리 문제에 발빠르게 대처한 삼성의 대처는 칭찬할 만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피씨맥(pcmag)은 결국 핵심은 소비자의 이동 규모라고 전망했습니다. “무엇보다 불분명한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갤럭시노트7을 포기하고 다른 제조사의 기기로 이동하려고 하느냐다”는 게 앞으로 봐야 할 체크포인트라고 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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