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 8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밝힌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해온 의료 개혁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 갈등 중재안으로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둔 의료 공백 우려에 대해서도 “의료 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진료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던 대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되어 연임에 성공했다. 득표율 85.4%라는 압도적인 승리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 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김대중 총재가 야당을 이끌던 시절에도 그런 득표율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많이 달라 보인다. 순도 100%의 ‘이재명당’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는지 다른 후보를 봐주는 것도 없이 표를 싹쓸이하는가 하면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親이재명)’계가 석권하도록 이 대표가 직접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8월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들만 표결에 참여한 채 가결 통과됐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직무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윤석열 정부 들어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원장에 대해서만 탄핵소추안을 4건 발의했다. 이동관·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은 자신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되기 전에 자진 사퇴했고, 이 위원장만이 버티다가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예상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가 선출됐다. 득표율 62.84%라는 압도적 차이로 과반 득표를 하며 결선투표 없이 곧바로 당대표가 된 것이다. 전당대회 내내 친윤(親윤석열)계를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가 각종 폭로와 의혹을 제기해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다른 대안이 부재한 국민의힘과 보수정치권에서는 ‘한동훈이 대세’임을 확인한 것이다. 보수정치의 기존 얼굴들로는 당의 변화가 어렵고 집권여당에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당원들과 국민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느냐”(한동훈 후보),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대표를 맡겨서 실험하기엔 너무 위험하다”(원희룡 후보), “다 같이 망하는 전당대회냐”(나경원 후보), “(원희룡·한동훈) 갈등은 윤석열 대 한동훈 대리전이다. 누가 되든 이 당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윤상현 후보).7월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4인의 당대표 후보가 했던 말들이다. 후보 자신들의 입을 통해 이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 속에서 공멸의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이건 제대로 된 당의 모습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를 위해 당헌·당규 개정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을 가리켜서 한 비판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나 비명계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민주당의 원조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이 한 얘기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그 누구의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반대편에 있는 여당이지만, 유승민 전 의원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당의 헌법인 당헌을 권력자의 입맛대로 뜯어고쳐 당권·대권 분리, 기소 시 직무정지라는 민
“당론까지 정해서 과연 무엇을 지켰는가. 그 당론이 진정 옳은 것이라면, 진정 부끄럽지 않다면 나를 징계하라. 나는 찬성했다.”(김웅 의원), “당장에 손해처럼 보이는 일도 그것이 훗날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남는다면 그 일을 해야 한다.”(김근태 의원)5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재표결을 앞두고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상 의원총회에서 “특검법은 민주당이 정쟁과 분열을 위해 만든 악법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청와대의 하명 수사와 선거개입 의혹 등의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고,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에 파견돼 문재인 민정수석을 보좌했던 측근이었다.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했던 대검 간부들은 대거 교체됐다.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 검사로, 박찬호 공공수사 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원석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722일 만에야 성사된 여야 영수회담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요구해 왔지만, 이 대표를 ‘피의자’로 보는 윤 대통령은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랬던 윤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져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한 것은 여당이 겪은 최악의 총선 참패 때문이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합하면 ‘반윤 정당’의 의석수가 192석에 달하는 환경에서 야당과의 대화가 절박하게 필요하게 된 것은 윤 대통령이다.이럴 줄 몰랐을까. 소수파 정권이라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 22대 총선이 집권여당의 역대급 참패로 끝난 지 엿새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결과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4월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와 참모진 회의에서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다”며 이같이 사과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을 포함한 공직자들도 국민과 더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자신도 더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은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학생들을 미군에 성상납시켰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민주당 후보가 2022년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했던 말이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는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2019년 2월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이, 그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한 사실도 알려졌다.“5~6년 전 발언을 앞뒤 자르고 성(性)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매도한 것”이라는 김 후보의
결국 황상무는 사퇴했고 이종섭은 귀국했다. 당장 총선을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에는 천만다행과 만시지탄이라는 표현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어울릴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중도층이나 수도권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대선이나 총선 같은 전국 단위의 큰 선거가 치러질 때면 대개는 판세가 몇 번은 출렁이곤 한다. 특히 여야 정당 간 우열이 확연하지 않고 경합 추세를 보이는 선거에서는 악재에 대한 반응도가 한층 민감하게 나타난다. 이번 22대 총선도 그러하다. 지난해 가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을 때만 해도 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