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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4일 중국 최고의 명문 베이징 대학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한국의 대학 축제에 해당하는 잔치 한마당을 열었다. 이른바 ‘제1회 베이따 국제 문화제’.

‘베이징 대학’의 세계화 면모를 외국인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의 주인공은 현재 베이징 대학에 다니는 1천3백여 해외 유학생. 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베이징 대학 해외 유학생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국 학생들이 이 날 행사장인 ‘베이징 대학 개교 100주년 기념관’ 광장에서 한판 흐드러진 사물놀이 공연으로 개막식 무대를 수놓는가 하면, 저마다 화사한 한복을 차려 입고 행사장 분위기를 휘어잡아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베이징 대학 국제 문화제를 한국 유학생의 독무대로 만든 일등공신은 이 대학 국제관계학원 ‘옌조우셩’(연구생·대학원생)인 김규연씨(28). 그녀는 한달 전부터 한국 유학생 60명을 규합해 ‘축제준비위’를 만들어 사물놀이를 익히고, 악기와 한복을 본국에서 직접 공수하는 등 행사 준비를 총지휘했다.

한국 유학생들은 이 날 국적 별로 30여 나라 해외 유학생이 참가한 축제에서 유일하게 학교 당국으로부터 ‘전시 부스’ 2개를 배정받았다. 김규연씨는 “베이징 대학 유학생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자랑하니 이 정도 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학교 당국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중문과 출신인 그녀는 “중국 학생들에게 국제 문화제가 세계 속의 베이징 대학을 알리는 자리였다면, 한국 학생에게는 세계 속의 한국인을 새기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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